[오!쎈 현장분석] '우려가 현실로' 김태균, 연속 출루 86G 마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6.04 20: 39

한화 4번타자 김태균(35)의 연속 출루 기록이 마감됐다. 86경기에서 멈춰세운 팀은 SK였다. 김태균 스스로 우려한 결과가 나타났다.  
김태균은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사사구 없이 무출루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해 8월6일 대전 NC전 2타수 무안타에 이어 87경기, 302일만의 무출루 경기로 KBO리그 역대 최다 연속 출루 기록도 86경기로 마감됐다. 
지난 5경기에서 18타수 3안타 타율 1할6푼7리로 주춤했던 김태균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타격 훈련을 두 번이나 소화했다. 보통 베테랑 선수들이 먼저 타격 훈련을 하고 휴식 시간을 갖지만, 이날 김태균은 막내 선수들이 타격할 때 다시 배트를 들고 나와 배팅을 소화했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태균이가 방망이를 치고 나서 또 치고 있다. 내가 배팅볼을 던질 때는 10개를 치면 6~7개를 담장 밖으로 넘기더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구슬땀을 흘린 김태균은 "야구를 못하니 훈련 열심히 해야 한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한미일 신기록을 세운 날에도 "지금 당장 기록이 끊겨도 할 말 없을 만큼 타격감이 좋지 않다"고 우려했는데 결국 그렇게 됐다. 
SK 선발투수 메릴 켈리에게 꽁꽁 묶였다. 2회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섰지만, 4구째 151km 직구에 밀려 2루 땅볼로 물러난 김태균은 3회 2사 2·3루 찬스에도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139km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빼앗겨 3루 땅볼로 아웃됐다. 
5회 2사 주자 없는 3번째 타석도 1~2구 볼을 잘 골라냈지만 3구째 138km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유격수 땅볼로 잡혔다. 김태균답지 않게 내야 땅볼 타구만 줄줄이 나왔다. 켈리가 내려간 뒤 7회 4번째 타석에서 바뀐 투수 김주한을 상대하며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이번엔 운이 따르지 않았다. 김주한의 2구째 체인지업을 잘 잡아당겼고, 라인드라이브 타구는 좌측으로 향했다. 그러나 SK 좌익수 김동엽이 빠르게 쫓아가 캐치하며 뜬공 아웃됐다. 한화가 4-7로 패했고, 김태균에게 5번째 타석은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연속 출루 대행진에도 마침표를 찍어야 했다. 지난해 8월7일 대전 NC전 5타수 5안타를 시작으로 3일 대전 SK전 2볼넷까지 86경기 연속 출루로 마감했다. KBO리그 펠릭스 호세(63경기), 일본프로야구 스즈키 이치로(69경기), 메이저리그 테드 윌리엄스(84경기)를 이미 넘어 비공인 한미일 프로야구 최다 연속 출루 신기록을 세우며 의미 있는 기록 대행진을 펼쳤다. 
경기 후 김태균은 "기록이 깨진 것보다 팀 패배가 더욱 아쉽다. 언젠가는 깨질 기록이었다. 최근 밸런스가 좋지 않아 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었다. 마지막 타석 타구가 잡히긴 했지만 나의 감을 찾은 스윙이 된 것에 만족한다"며 "아쉽지만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한 타석, 한 타석 더욱 소중히 여겨 팀이 승리하는데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한편 연속 경기 출루 세계 최고 기록은 대만프로야구 거포내야수 린즈성이 갖고 있다. 린즈성은 라미고 몽키스 시절인 2015년 6월20일부터 중신 브라더스로 팀을 옮겨 2016년 6월14일까지 109경기 연속 출루를 한 바 있다. 김태균의 86경기는 린즈성 기록에 23경기 모자랐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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