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전성기에 버금가는 경기력이었다. 제2의 전성기를 만들겠다는 그의 각오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최종병기' 이영호가 강력한 도전자 이영한을 3-0으로 완파하고 ASL 두 시즌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영호는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숲속의 무대에서 벌어진 'ASL 시즌3' 이영한과 결승전서 상대의 의도를 완벽하게 간파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압도하면서 3-0 셧아웃을 거뒀다. 이로써 이영호는 지난 ASL 시즌2 우승에 이어 두 시즌 연속 ASL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당초 이날 결승전은 지난 2011년 ABC마트 MSI 2011 이후 2172일만에 벌어진 테란과 저그의 결승전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기다가 전형적인 양산형 경기가 아닌 허를 찌르는 판짜기와 심리전으로 전략적인 승부수를 띄웠던 이영한의 분전을 기대했지만 이영호는 이영호였다. 현역 시절 소름끼치는 저그전 능력은 큰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1세트 '서킷브레이커'부터 이영한이 회심의 전략을 꺼내들었다. 빠르게 가스를 채취하면서 상상할 수 없는 지역에 미네랄 확장을 건설해 뮤탈리스크-럴커 올인 러시를 구사했지만 이영호는 또 한 번 극적으로 이영한의 의도를 간파하면서 방어에 성공했다. 집안 단속에 성공한 이영호는 그대로 이영한의 앞마당을 두들기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0 으로 기분좋게 출발한 이영호는 2세트 '카멜롯'에서는 먼저 칼을 뽑아들었다. 소수 병력 견제로 일꾼을 잡아낸 이영호는 마린 1부대 가량을 출동시켜서 이영한의 앞마당을 재차 타격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영한이 겨우 이영호의 압박을 버텼지만 이영호는 드롭십과 함께 정면으로 이영한의 앞마당 방어선을 무력화 시키면서 세트스코어를 2-0으로 벌렸다.
3세트 '안드로메다'가 결국 마지막 전장이 됐다. 이영한의 3해처리 체제로 출발했지만 이영호가 이영한을 가만두지 않았다. 이영호는 소수 마린으로 또 한 번 이영한의 일꾼을 솎아내면서 저글링 생산을 강요해 뮤탈리스크 공격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늦췄다.
벼랑 끝에 몰린 이영한이 뮤탈리스크-럴커-저글링으로 총공세를 퍼부었지만 이영호는 벙커 2기로 이영한의 공세를 막아냈다. 사이언스베슬이 모이자 이영호는 드롭십을 함께 운용하면서 이영한의 본진 입구 언덕을 장악했다. 본진고 함께 확장까지 드롭십으로 피해를 누적시켰다. 여기다가 베슬의 이레디에이트 지우개는 이영한에게는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이영한은 항복을 선언할 수 밖에 없었다.
◆ ASL 시즌3 결승전
▲ 이영한 0-3 이영호
1세트 이영한(저그, 5시) [서킷브레이커] 이영호(테란, 1시) 승
2세트 이영한(저그, 11시) [카멜롯] 이영호(테란, 5시) 승
3세트 이영한(저그, 7시) [안드로메다] 이영호(테란, 11시)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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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어린이대공원=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