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딘 지단이 선수 시절에 이어 감독으로서도 놀라운 성공 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4일(한국시간) 새벽 3시 45분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 위치한 밀레니엄 스타디움서 열리는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두 골과 카세미루의 중거리 슛을 바탕으로 유벤투스를 4-1로 제압했다. 레알은 유벤투스를 꺾으며 UCL 개편 이후 최초의 2연속 우승과 클럽 사상 12번째 우승을 동시에 달성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4-3-1-2를 가동했다.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베일은 벤치에서 대기했고, '프리롤' 이스코가 호날두와 벤제마의 뒤를 받쳤다. 중원은 크로스, 모드리치, 카세미루가 구축했고, 포백은 마르셀루, 라모스, 바란, 카르바할이 형성했다. 골문은 나바스가 지켰다.
유벤투스는 변형 스리백으로 맞섰다. 평상시 4-2-3-1, 수세시 3-4-3으로 바뀌었다. 알베스가 키를 쥐었다. 우측 윙어와 윙백을 동시 소화했다. 이과인이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한 가운데 만주키치와 디발라가 알베스와 함께 2선에서 지원했다. 케디라와 피아니치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고, 알렉스 산드루, 키엘리니, 보누치, 바르잘리가 뒷마당을 지켰다. 골키퍼 장갑은 부폰이 꼈다.
지단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감독으로 부임한지 18개월 만에 UCL 우승 2회, 스페인 라 리가 우승 1회, UEFA 슈퍼컵 우승 1회이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지단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이나 조세 무리뉴, 펩 과르디올라같은 최고의 명장들보다 훨씬 빠른 페이스로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고 있다. 이번 UCL 결승전에서도 지단 감독의 특별함이 돋보였다.
전반 레알은 유벤투스에 고전했다. 유벤투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강한 압박과 자연스러운 포메이션 변화를 선보였다. 유벤투스는 전반에만 8개 슈팅을 날리며 레알을 위협했다. 비록 1-1 동점으로 전반이 끝났지만, 유벤투스가 전반을 주도했다. 하지만 경기 분위기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뒤바꿨다.
지단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했다. 지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프리롤로 뛰던 이스코를 왼쪽 측면에 배치하고, 모드리치를 오른쪽 측면에 배치하며 변형 4-4-2 포메이션을 선보였다. 포메이션 전환과 동시에 전반 유벤투스의 강한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레알의 측면 공격이 살아났다.
전반 부진하던 이스코는 후반 포메이션 변화와 동시에 경기를 지배했다. 결국 레알은 후반 유벤투스의 철벽 'BBC'라인을 완벽하게 무너트렸다. 레알은 후반에만 세 골을 몰아넣으며 4-1 완승을 거뒀다.
지단 감독은 선수 시절에도 완벽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현역 시절 지단 감독은 월드컵 우승(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유로 우승(2000년 유로), UCL 우승(2001-2002), 세리에 A 우승(1996-1997, 1997-1998), 라 리가 우승(2002-2003) 등 누릴 수 있는 모든 영광을 쟁취했다. 심지어 매번의 우승마다 팀의 주축으로 맹활약했다.
명선수가 반드시 명감독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단 감독은 스스로 실력으로 그 말의 반례를 입증하고 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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