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10개 구단 가운데 순위표 맨 아래 머물러 있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왕조 시절의 모습이 연상될 만큼 그 기세가 무섭다. 지난달 31일 대구 롯데전부터 4연승을 질주 중인 삼성은 매 경기 다른 해결사가 튀어나오며 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31일 롯데를 11-4로 격파했다. 4번 다린 러프는 승부처마다 타점을 생산하며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러프는 2회 첫 타석에서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에게서 삼진 아웃을 당했으나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아쉬움을 떨쳐냈다. 러프는 박해민과 구자욱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2,3루서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기록했다.
러프는 3-1로 앞선 6회 레일리에게 카운트 펀치를 날렸다. 박해민의 내야 안타와 구자욱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든 무사 1,2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러프는 레일리의 4구째를 공략했고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연결시켰다. 주자 모두 홈인. 그리고 러프는 7회 1사 2루서 롯데 세 번째 투수 이명우와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직구(140km)를 받아쳐 120m 짜리 좌중월 투런 아치를 터뜨렸다.
1일 대구 롯데전 승리의 주역은 구자욱. 다린 러프와 이승엽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가운데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까봐 우려했으나 구자욱이 득점 찬스마다 적시타를 날렸다. 구자욱은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우는 등 5타수 4안타(1홈런) 6타점 2득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삼성의 13-2 승리를 이끌었다.
1-0으로 앞선 3회 2사 2,3루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구자욱은 3-1로 앞선 5회 1사 만루서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6회 2사 1,3루서 우전 안타를 때려 강한울과 박해민을 홈으로 불러 들였고 8회 롯데 좌완 김유영에게서 우월 투런 아치를 빼앗았다.
"경기 전에는 컨디션이 좋은지 나쁜지 긴가민가했다. 타격 사이클이 떨어질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행운이 따른 안타가 도움이 됐다"는 게 구자욱의 말이다. 김헌곤의 활약 또한 빼놓을 수 없다. 4-1로 앞선 5회 2사 만루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3루타를 터뜨리며 롯데의 추격의지를 잠재웠다.
조동찬과 김상수는 2일 대구 KIA전 5-1 승리를 합작했다. 4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조동찬은 0-1로 뒤진 2회 선두 타자로 나섰다. KIA 선발 김진우의 2구째를 잡아당겼고 120m 짜리 좌월 솔로 아치로 연결시켰다. 1-1 동점.
삼성은 이승엽과 김헌곤의 연속 안타 그리고 이지영의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강한울의 유격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이승엽이 홈을 밟으며 2-1로 역전시켰다.
그리고 조동찬은 2-1로 앞선 3회 무사 1루서 우전 안타를 때려 추가 득점 기회를 마련했다. 이승엽이 KIA 두 번째 투수 고효준에게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김헌곤이 볼넷을 골랐다. 김상수는 좌전 안타를 때려 구자욱과 조동찬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4-1.
6회 2사 3루서 삼진 아웃으로 물러난 조동찬은 8회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했다.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 희생타. 삼성은 KIA를 5-1로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삼성은 3일 KIA와 연장 혈투 끝에 6-5로 웃었다. 박해민과 배영섭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5-5로 맞선 8회 2사 1,2루서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던 박해민은 연장 10회 1사 1,2루서 KIA 소방수 임창용에게서 끝내기 안타를 빼앗았다.
리드오프 배영섭은 7회 우중월 솔로 아치를 터뜨리는 등 5타수 4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신인왕 시절의 모습을 연상케 할 만큼 최고의 활약이었다. 삼성은 KIA를 꺾고 4연승을 질주했다. 지난해 9월 27일 마산 NC전 이후 249일 만의 기록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