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군단' SK에 외국인 거포까지 더해졌다. 제이미 로맥이 KBO리그 데뷔 21경기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돌파, SK의 팀 홈런 1위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로맥은 3일 대전 한화전에서 2회 중월 솔로포, 3회 좌중월 스리런포로 연타석 홈런을 가동했다. 비거리 135m, 130m 대형 아치를 그리며 시즌 9~10호 홈런. 지난달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데뷔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두 자릿수 홈런을 넘어섰다. 9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중 타수당 홈런 0.14개로 1위.
로맥은 "홈런은 내가 가진 것의 대부분이라 생각한다. 작년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한 게 굉장한 도움이 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야구가 정확히 일치하진 않지만 비슷한 부분이 많다. 덕분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바로 적응할 수 있게 됐다"며 "지금이 한창 잘 맞을 때 느낌이다. 올 시즌 내내 이 페이스대로 홈런을 칠 순 없겠지만 내가 하던대로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거의 모두가 로맥의 홈런 페이스가 놀라고 있지만, 오히려 로맥은 SK 팀 동료들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는 "SK의 타자들은 아주 인상적이다. 얼리조 훈련에서 어린 선수들의 타격을 가끔 구경할 때가 있다. 내가 치지 않더라도 그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보며 SK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3일까지 SK는 시즌 54경기에서 팀 홈런이 92개로 압도적인 1위에 올라있다. 2위 두산(54개)보다 38개가 많고, 10위 LG(29개)보단 63개나 많다. 홈런 10위 내에만 SK가 선수가 1위 최정(17개), 2위 한동민(14개), 공동 6위 김동엽(11개), 공동 9위 로맥(10개)으로 무려 4명이다. 이홍구도 9개로 공동 11위.
그 중에서 인상 깊은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로맥은 "한동민에 대해 상대팀들도 약점을 공략하고 있는데 거기서 배워가는 모습이다. 요즘은 공도 잘 보고, 볼넷을 얻어내는 것까지 좋아지고 있다"며 "김동엽의 힘도 대단하고, 정진기는 타격폼이 아주 좋다. 최정은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좋은 타자"라고 말했다.
여기에 로맥까지 합류했으니 홈런군단 SK에는 말 그대로 화룡점정이다. SK에 오기 전 트리플A에서도 25경기 홈런 11개를 터뜨린 로맥은 KBO리그에서 10개 홈런을 더해 사실상 20홈런을 돌파했다. 그는 "원래 시즌 전 20홈런을 목표로 하고 시작했다. 더 높은 숫자를 생각해야겠지만 특별한 목표를 정하진 않을 것이다"며 "개인적인 홈런 숫자보단 SK의 멋진 선수들과 함께하며 팀 성적에 많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로맥의 가세로 SK의 팀 홈런은 역대급 기록을 향하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SK는 산술적으로 약 245개 홈런이 가능하다. 지난 2003년 삼성이 기록한 시즌 최다 팀 홈런 213개를 무난하게 넘을 수 있다. 또한 KBO리그 첫 30홈런 타자 4명 배출도 기대해 볼만하다. 최정·한동민·김동엽에 로맥까지 30홈런 페이스. 종전 한 팀에서 시즌 30홈런 타자 3명은 1999년 해태(샌더스·홍현우·양준혁) 2000년 현대(박경완·퀸란·박재홍) 2003년 삼성(이승엽·마해영·양준혁) 2014년 삼성(이승엽·나바로·최형우)까지 4차례 있었지만 4명은 한 번도 없었다.
로맥의 활약으로 SK의 KBO리그 홈런 역사 도전도 제대로 탄력받았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