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따라 등판 순서 맞바꿀 필승조
임정호+이민호 등 양에서도 월등한 불펜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들쭉날쭉한 상황. 그럼에도 NC는 선두 KIA와 두 경기 차 2위를 지켜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철벽 불펜'이 있다.
NC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을 4-3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에릭 해커가 7이닝 2실점으로 시즌 6승이자 KBO리그 통산 50승을 달성했다. NC는 3연승으로 이날 패한 KIA를 2경기 차 추격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김경문 NC 감독은 불펜진 칭찬에 여념없었다. NC는 지난달 30일 창원 KIA전을 불펜의 방화로 놓쳤다. 7-3으로 앞서던 8회 대거 4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고 9회에도 9회에도 안타 두 개와 실책 하나를 묶어 2실점했다. '철벽 클로저' 임창민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3피안타 2실점한 게 뼈아팠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임창민도 신이 아닌데 무너질 수 있다"라고 그를 치켜세운 바 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내가 알기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블론세이브 제로'로 시즌을 마친 마무리투수는 없다"라며 "무너질 때는 분명 있다. 즉시 제 모습을 찾아준 점이 고마울 뿐이다"라고 위안했다.
이어 김 감독은 "상대 전적과 최근 등판 일정에 따라 원종현과 김진성 등 불펜진의 등판 순서는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창단 때부터 함께해 온 선수들이다. 이제 호흡은 찰떡이다"라고 불펜진을 칭찬했다. 원종현과 김진성, 임창민 등 필승조 이외에도 나머지 선수들이 제몫을 다한다는 점을 칭찬한 것이다.
3일 LG전이 바로 그러했다. 승리가 쉽지만은 않았다. NC는 3-2로 앞서던 8회 이상호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보탰다. 4-2 리드. 113구를 던진 해커는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남은 2이닝을 지울 선수들이 필요했다.
그러나 필승조는 사용 불가와 다름 없는 상황이었다. NC는 1일 KIA전을 8-7로 승리했는데, 이날 선발투수였던 이재학은 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린 상황. 6회 2사부터 필승조 김진성(1이닝 24구)-원종현(1⅓이닝 24구)-임창민(1이닝 8구)이 모두 등판했다.
이어 2일 잠실 LG전서 4-1로 승리를 거둔 날도 마찬가지. 선발투수 구창모가 5⅔이닝 1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번에도 원종현(1⅓이닝 21구)-김진성(1이닝 10구)-임창민(1이닝 24구)이 차례로 등판해 실점 없이 승리를 지켜냈다. 필승조가 고스란히 2연투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3일 경기서 두 점 차 앞섰지만 남은 2이닝이 관건이었다. NC는 8회 마운드에 임정호를 올렸다. 임정호는 이날 경기 전까지 25경기에 등판해 13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70으로 순항 중이었다. 그러나 이닝 수에서 비치듯 원포인트 역할을 주로 소화했다.
임정호는 이천웅을 삼진으로 솎아낸 뒤 후속 박용택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이상호가 이를 더듬으며 실책. 곧바로 이민호가 등판했다. 이민호는 볼넷과 안타를 묶어 승계주자를 실점했다. 한 점 차까지 쫓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민호는 9회 강승와 안익훈, 조윤준을 연달아 범타처리하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1⅔이닝 무실점 세이브. 이민호의 올 시즌 첫 세이브였다.
필승조에 과부하가 걸린 상황에서도 제몫을 다해줄 이들이 있다는 것. NC 불펜이 강한 진짜 이유다. /ing@osen.co.kr
[사진] (왼쪽부터) 원종현-김진성-임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