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5000만원, 한화 야구 수어 캠페인 '대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6.04 06: 00

"생각 이상으로 뜨겁습니다". 
한화 구단 관계자들도 깜짝 놀랐다. 농인들을 위한 야구 수어 135개를 제작하는 '세상에 없던 말' 캠페인에 대한 호응이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한화 이글스가 만든 세상에 없던 말, 야구 수어' 네이버 해피빈 공감펀딩은 4일자 자정 기준으로 목표액 300만원을 1661% 웃도는 4983만1400원이 후원됐다. 아직 일정이 3주 더 남았지만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벌써 후원금 5000만원에 육박했다. 한화 관계자들도 모두 놀라워할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 

한화 관계자는 "팬들의 반응이 생각 이상으로 뜨겁다. 수어 제작 및 광고를 위해 구단에서도 적잖은 비용을 투자했지만 후원액이 이 정도로 많을 줄은 몰랐다. 좋은 일에 쓰이는 것이라 구단에서도 더 큰 보람을 느낀다"며 "팬들의 기부로 발생한 금액은 더 많은 야구 수어 교육 책자와 영상 제작에 쓰여질 것이다"고 밝혔다. 
한화 구단은 지난해 10월 처음 야구 수어 관련 아이디어를 냈다. 한화 마케팅팀 서우리 사원은 "야구단만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하자는 것이 구단 목표였다. 야구를 즐기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위한 프로젝트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하다 우연히 농아인 야구에 대해 들었다. 우리나라 농인 인구가 약 25만명 되는데 야구를 배우거나 가르쳐주고 싶어도 제대로 된 수어가 3개뿐이라 어려움이 있었다"고 수어 제작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실제로 국립국어원에 등록된 2만5000개의 수어 중 야구 관련 수어는 홈런, 세이프, 아웃 3개밖에 없었다. 농인 야구팀이 전국에 14개가 있었지만, 각 팀별로 다른 수어를 쓰는 탓에 뜻이 통하지 않았다. 경기를 판정하는 심판들도 서로 설명이 안 돼 경기 진행에 애를 먹었다. 
이에 한화 구단에서 야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135개 야구 용어를 수어로 제작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야구전문기자, 수어 연구팀 및 지역별 농인 야구인들이 참여했다. 책자와 영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제작했고, 농인체육연맹·농인학교·심판학교에 보급한다. 팬들의 기부로 펀딩된 금액만큼 이를 필요로 하는 곳에 사전 형태 야구 수어가 전달될 예정이다. 
또한 한화 구단은 지난달 30일부터 MBC스포츠플러스 '베이스볼 투나잇' 프로그램 내 야구 수어 퀴즈 코너를 통해 매일 야구 수어를 소개하며 팬들도 직접 배워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역시 구단의 투자로 코너가 생겼다. 한화 관계자는 "농인 분들이 수어를 통해 실제 야구 경기를 하는데 도움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야구 수어와 관련된 교육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한화는 3일 대전 SK전에 '농인의 날'을 맞아 농인 300명을 무료 초청했고, 농인들을 위한 특별행사로 아동센터 어린이 30명이 수화로 애국가를 제창했다. 한화의 트레이드마크인 8회 육성응원도 수화로 진행됐다. 프로야구단으로서 더 많은 사람들이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소외계층까지 살피고 있는 한화 구단의 진심에 팬들까지 발벗고 동참하고 있다. 프로야구단의 가치를 실현하는 의미 있는 캠페인 대박이다. /waw@osen.co.kr
[사진1] 갈마루지역 아동센터 어린이 30명이 3일 '농인의 날-세상에 없던 말 이벤트 데이'를 맞이하여 수화로 애국가를 제창하는 모습.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사진2] 야구 수어 제작 과정.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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