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이정후(19·넥센)에게 어울리는 타순은 몇 번째일까.
넥센은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8차전에서 8-5로 이겼다. 넥센은 전날 4-15의 대패를 설욕하며 3연패를 끊었다.
팀이 이겼지만 이정후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이날 이정후는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전해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한 번도 살아나가지 못했으니 톱타자로서 임무를 다하지 못한 셈이다. 이정후는 전날 두산 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볼넷으로 한 번 출루한 것을 빼면 1루를 밟아보지 못했다.
종전까지 이정후는 9번 타자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본인이 상위타순에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 이정후는 “위에서 칠 때는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많았다. 9번에서 치니까 형들에게 연결해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치고 있다”고 밝혔다.
9번 타자로 뛸 때 성적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이정후는 삼성과 3연전에서 9타수 6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기도 했다. 이정후가 9번에서 연결해주면서 1번 타자 고종욱, 2번 서건창이 타점을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넥센도 전체적으로 득점력이 상승했다.
두산과 8차전을 앞두고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에게 1번 자리에 부담을 갖지 말라고 주문했다. 어제(3타수 무안타)도 좋은 결과가 안 나왔다. 오늘도 1번 타자로 넣었다. 1번에서 9번처럼 해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본인이 이겨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말처럼 쉽지가 않다. 장정석 감독의 기대와 달리 이정후는 1번 타자로 나간 최근 2경기서 8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상황이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해 첫 시즌을 치르는 선수에게 짐이 너무 무거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정후가 잘 치는 편한 타순이 있다면, 계속 맡겨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가뜩이나 이정후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 해설위원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이 늘 따라다닌다. 언론에서 ‘3할 타율에 도전하는 첫 십대선수’라며 관심을 집중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넥센 코칭스태프는 이정후의 훈련량을 조절해주는 등 체력적인 문제를 최대한 돕고 있다. 하지만 정신적인 부분은 이정후 자신이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