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것으로 보였던 넥센의 토종 선발진에 차츰 균열이 생기고 있다.
넥센은 3일 두산과 8차전을 앞두고 신재영을 1군에 올리고 조상우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조상우는 31일 LG전에서 5⅔이닝 11피안타 5실점했다. 경기 중 조상우는 이천웅의 타구에 왼쪽 손목을 맞았으나 잠시 치료를 받고 계속 마운드를 지켰다. 넥센 관계자는 “조상우는 휴식차원으로 2군에 내려갔다. 손목에 문제는 없다”고 확인했다.
신재영은 3일 두산전에서 복귀전을 가졌다. 그는 5회초 국해성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135km/h짜리 직구를 던진 것이 제구가 높게 되면서 홈런이 됐다. 6회에도 또 맞았다. 박세혁은 신재영의 직구를 통타해 솔로홈런을 만들었다. 이날 신재영은 5⅔이닝 8피안타 2피홈런 4볼넷 1삼진 5실점 5자책점을 기록했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시즌 5승(4패)을 챙겼다.
최원태도 불안하다. 그는 2일 두산전에서 3이닝 9피안타 1피홈런 3볼넷 3삼진 9실점 9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최원태는 2회에만 8점을 내주는 등 불안한 면모를 보였다. 최원태는 개막 후 8경기에서 최소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이닝 이터’의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최원태는 최근 3경기서 두 번이나 3회 이전에 무너졌다.
장정석 감독은 3일 “최원태가 힘이 떨어졌다. 평균 스피드도 낮아졌다. 수비가 실수를 해 대량실점의 빌미가 된 것도 있지만, 본인이 이겨내야 한다.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선발을 한 번 더 가고 휴식을 염두하겠다”고 밝혔다.
넥센 선발진에서 가장 꾸준했던 한현희도 연승행진을 마감했다. 한현희는 1일 LG전에서 6이닝 9피안타 4실점하며 4연승이 좌절됐다. 안타는 많이 맞았지만, 긴 이닝을 끌고 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부상에서 갓 복귀한 한현희와 조상우 역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외국인 투수 밴헤켄과 션 오설리반이 이탈하면서 넥센 국내선발진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한현희만 빼고는 한 번씩 다 크게 무너졌다. 장정석 감독은 선발 투수들에게 한 차례씩 로테이션을 쉬며 휴식을 줄 것이라 예고했다. 신재영과 조상우도 같은 차원에서 2군에 내려갔다. 다음은 최원태의 차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최원태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9실점’을 극복해야 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원태의 공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1회초는 ‘노히트’ 분위기였다. 우리가 분석을 잘했다기보다 실투를 했을 때 선수들이 안 놓치고 잘 쳤다. 투수가 카운트가 몰리니까 오는 공을 잘 때렸다. 체인지업은 좋더라”고 칭찬했다.
결국 최원태의 부진은 구위보다 마음가짐에 있다. 초반에 안타를 맞아 마음이 급해지다보니 대량실점으로 이어졌다는 것. 넥센의 국내투수들은 선발경험이 적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들 나이도 어리다보니 한 번의 부진이 크게 다가오고 있다.
넥센의 토종 선발진들은 재능이 풍부하다. 다만 지쳤을 때 한 차례 쉬어갈 수 있는 쉼표가 필요해 보인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