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박석민에게 던진 22구, 차우찬 흔들었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03 20: 40

'전직 삼성맨'의 차우찬(30)과 박석민(32)의 맞대결. 이번에는 박석민이 미소를 지었다. 차우찬을 상대로 세 타석에서 22구를 던지게 만든 집중력이 돋보였다.
박석민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에 5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장,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NC는 투타의 조화를 앞세워 LG를 4-3으로 꺾고 3연승을 내달렸다.
금방 눈에 띄는 활약은 아니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박석민의 공헌도는 상당했다. 이날 상대 선발이던 차우찬을 잔뜩 괴롭혔다는 점에서 그랬다.

박석민은 지난 2004년 삼성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2년간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박석민은 2006시즌을 앞두고 상무 야구단에 입대했다. 그 2006년에 차우찬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박석민이 군에서 전역한 2008시즌부터 둘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이 일군 통합 4연패. 박석민과 차우찬은 그 주역에 섰다. 그러나 FA(프리에이전트)로 둘 사이는 갈라졌다. 박석민은 2016시즌을 앞두고 NC에, 차우찬은 2017시즌을 앞두고 LG에 둥지를 틀었다.
둘은 2016시즌 처음으로 마주했. 당시 기록은 차우찬이 압도적이었다. 박석민은 삼성 유니폼을 입은 차우찬을 상대로 10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올 시즌 판도는 조금 달랐다. 차우찬과 박석민은 지난달 4일 잠실야구장서 맞대결을 펼쳤다. 두 명 모두 삼성 유니폼을 입지 않은 채로는 첫 맞대결이었다. 당시 박석민은 차우찬에 4타수 1안타로 첫 손 맛을 봤다.
그리고 박석민은 이날 경기서 차우찬을 호되게 괴롭혔다. 첫 타석부터 기세는 이어졌다. 차우찬은 0-0으로 맞선 2회 무사 1루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박석민은 차우찬을 상대로 파울 타구 다섯 개를 만들어내는 등 풀카운트로 승부를 끌고 갔다. 박석민은 차우찬이 던진 9구째 변화구를 끝내 받아쳐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효험은 이후 나왔다. 박석민과 승부에 지친 차우찬은 후속 권희동에게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를 내줬다. 주자 두 명 모두 득점. NC가 2-0으로 앞서는 순간이었다.
2-2 균형을 맞춘 3회에도 마찬가지였다. 박석민은 2사 1루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차우찬에게 10구를 이끌어냈다. 파울 여섯 개를 만들며 집요하게 괴롭혔다.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세 번째 타석은 3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충분했다. 세 타석에서 22구를 끌어냈기 때문이다.
차우찬은 이날 경기서 29타자를 상대로 117구를 던졌다. 박석민과 승부를 제외하면 26타자 상대 95구. 타석당 투구수는 3.65개로 준수했다. 그러나 박석민에게는 세 타석 평균 7.33구를 던졌다. 이 점이 차우찬의 투구수를 한껏 늘렸다.
박석민은 2득점을 올렸을뿐 직접 해결사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 자체로 충분한 집요함이었다. /ing@osen.co.kr
[사진] 잠실=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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