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김옥빈 "원톱 주인공에 부담..여배우도 액션 잘 할 수 있어"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6.03 13: 29

(인터뷰①에 이어) 장검, 단도, 권총, 기관총, 저격총, 심지어 산악용 도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무기들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킬러 숙희를 자연스럽게 소화해야 했기에 김옥빈은 무기가 손에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에 연습을 반복했다. 도구에 따라 상대 배우들과 합을 맞추는 기술이 달라 이를 체득하기 위한 연습도 더했다.
총 70회 차 촬영 중 61회 차 동안 90~95%에 육박하는 액션 신을 직접 촬영해 체력이 달렸지만 대부분 스턴트맨의 도움 없이 소화해냈다. 특히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량 위에서도 매달린 상태로 장검을 휘두르면서 날 선 액션을 선보이며 감탄을 자아냈다.
킬러 숙희 역을 맡은 김옥빈은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남들보다 액션을 빨리 배우고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새로운 합을 짜주면 빠르게 익혔고, 갈수록 숙희가 탈 것들이 업그레이드되면 신이 났다(웃음)”며 “오토바이에서 본네트, 버스로 가는 과정이 그랬다. 와이어도 여러 개 달았고. 그 어떤 영화에서도 제가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촬영하면서도 신이 났다”고 촬영 당시의 설렘을 전했다.

김옥빈은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개성 있는 캐릭터를 자주 맡아 다른 여배우들과는 다른 아우라를 뿜어낸다. 분명 자신감이 있었을 테지만 그럼에도 여자 원톱 주인공으로서 부담감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저 역시 원톱 주인공에 부담은 있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감독님께 처음 질문한 게 ‘이게 투자가 됐나요?’였다. 제가 봐도 여성 액션 영화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외신들도 ‘여성 액션물이 신기하다’고 하더라.”
이어 김옥빈은 “결과물이 나오면 ‘역시 여자 액션은 폼이 안 난다’ ‘그럴 줄 알았다’는 말을 듣기 싫었다. 여배우도 액션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멍들고 찢기는 것은 일상이었다. 그게 다쳤다고 말할 수도 없다. 액션영화를 하면서 부상은 피할 수 없는 데, 안전장치가 좋고 시뮬레이션을 많이 해 안전에 크게 신경을 썼기 때문에 큰 부상은 없었다”고 전했다.
‘악녀’는 지난달 열린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프랑스 칸을 찾았다. 김옥빈은 지난 2009년 영화 ‘박쥐’(감독 박찬욱)를 통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바 있는데 8년 만에 다시 가게 된 것. 우리 영화가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볼 수 있다.
“8년 만에 칸이라서 모든 순간이 소중했다. 두 번째로 가니까 좋긴 좋더라. 레드카펫에 설 때는 설렜는데 가서 보니 옛날 기억이 없었다. 너무 어렸을 때 가서 그런 것 같다. 공항에 도착해서 예전에 어떻게 갔었는지 기억이 날 줄 알았는데 아예 기억이 안 났다(웃음). 예전에는 그 시간을 소중히 하지 않고 흘려보냈었다면, 칸에 가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하나라도 더 기억하고 싶어서 눈에 다 담았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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