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김옥빈 "'악녀2' 만들어진다면 더 악랄해질 듯"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6.03 13: 29

 배우 김옥빈이 입술은 빨갛게, 아이라인은 짙게 그리고 충무로에 나타났다.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는 ‘소수의견’ 이후 2년 만의 컴백작으로, 그녀의 파격적인 액션 연기가 돋보인다는 점에서 전통적 남성성의 영역을 정복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악녀’는 어린 시절부터 킬러로 자란 숙희가 국가 비밀조직에 스카우트된 뒤 새 삶을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살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숙희 앞에 어느 날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하고 그녀는 자신을 둘러싼 비밀을 알게 돼 그들에게 복수를 시작한다.
숙희 역을 맡은 김옥빈은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보통의 액션 영화보다 액션신이 너무 많아 놀랐다. 여자 배우에게 맡기는 한 두신이 아니라 계속 있었다”며 “제가 소화할 액션양이 정말 ‘어마무시하게’ 많았다. 카체이싱부터 버스 액션신(scene), 오토바이 액션신까지 90%를 제가 다 소화했다”고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을 전했다.

이어 김옥빈은 “어떻게 감독님이 이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진짜 이걸 한다고?’라는 의심이 자꾸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선택한 이유는 한 여자의 성장기가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그녀는 정병길 감독을 만나 그 자리에서 출연을 결정했다.
“어린 숙희가 어른이 돼 아기를 낳고 성장하는 과정이 한 영화에 담기는 게 쉽지 않다. 그러면서도 복수, 배신, 사랑 등 모든 감정들이 한 작품에 담겨 있다는 게 마음에 들어서 다른 배우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만약에 ‘악녀2’가 만들어진다면 숙희는 더 악랄해질 듯하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넘치는 존재감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김옥빈은 ‘악녀’를 통해 비로소 ‘인생캐’를 만났다. 그녀가 연기한 숙희는 살인병기로 길러져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역대급 킬러. 기존 액션 영화에서 찾아 볼 수 없던 1등 여성 킬러로, 김옥빈은 숙희를 소화하기 위해 촬영 3개월 전부터 매일 액션스쿨에 출석도장을 찍으며 피나는 수련을 했다.
김옥빈은 “제가 봐도 제가 액션에 재능이 있는 것 같다(웃음). 작년 7월 액션스쿨에 들어가 연습을 시작했고 10월에 촬영에 들어갔다”며 “목숨을 내놓는 장면들을 제외하고 액션의 90%를 했다. 제가 나오는 장면은 거의 다 소화했다고 말할 수 있다. 잠입액션 때는 복면을 써서 김옥빈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마저도 제가 했다(웃음).”
가장 힘들었던 액션 신(scene)으로는 신하균과 함께 한 엔딩신을 꼽았다.
“아무래도 엔딩 액션이 가장 어려웠다. 빠르게 달리면서 찍는 게 많았기 때문이다. 버스에 매달려서 찍는 것도 어려웠고. 저는 생전 그런 와이어는 처음 해봤다(웃음). 보통 한 개의 와이어만 뒤로 다는데 이번엔 거미처럼 여러 개를 달았다. 중간선 하나와 양 옆으로 두 개씩. 몸에 긴장이 심해서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굉장히 재미있었다(웃음).”(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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