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 BMW 코리아가 경기도 안성에 부품물류센터(Regional Distribution Center, 이하 RDC)를 열었다. 일단은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안성시 양성면 조일리 일대 21만 1,500㎡(7만 평)의 부지에 연면적 5만 7,103㎡(1만 7천평) 규모의 시설을 완공했다. 무려 축구장 30배 크기다.
독일을 제외한 BMW 전세계 40여개 부품물류센터 중 안성 RDC 보다 더 큰 곳은 없다. 오직 BMW의 본고장인 독일에 더 큰 시설이 있을 뿐이다.
BMW 안성 RDC에는 부품 보유량이 8만 6,000여 종에 이르고 재고 적정률 99.1%, 정시 공급률 99.9%를 가능하게 한다. 사실상 이곳에서 적시에 공급 되지 않는 부품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재고 적치율은 75%로 종전 이천 시설의 95%에 비해 공간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여유로워졌다.
그런데 안성 RDC는 이 같은 규모 외에도 눈여겨볼 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유라시아 철도’다.
BMW 코리아 김효준 대표는 30일의 오픈 행사에서 “오늘 행사장에 도착해 있는 컨테이너 중에는 육로로 운송 된 것이 있다. 유라시아 철도를 주목해 달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효준 대표가 언급한 유라시아 철도는 유럽과 아시아를 육로로 잇는 범 세계적 프로젝트다. 유럽(네덜란드 독일 폴란드)에서 출발해 러시아, 카자흐스탄을 거쳐 중국 동부 항구인 렌윈항까지 이어지는 철도 운송망이다.
독일의 BMW 본사는 유라시아 철도 프로젝트에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미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김효준 대표가 언급한 컨테이너가 바로 이 테스트를 통해 도착했다. BMW는 2019년 2분기에 유라시아 철도를 이용한 부품 운송 라인을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그 육상 운송 라인의 동쪽 종착지점이 바로 안성 RDC이다.
BMW코리아의 안성 RDC가 BMW의 동북아 부품 공급 허브 구실을 한다는 주장도 여기에 기인한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현 상태로도 아시아 각국으로 향하는 긴급 부품 수급은 안성 RDC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전 구간이 육로를 통하는 건 아직은 아니다. 중국에서 평택으로 들어오는 노선은 북한을 관통하는 숙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해상을 이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구간을 해상을 통하는 노선에 비하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절감 된다.
김효준 대표는 “육도 운송망이 북한을 관통해서 안성까지 직접 연결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육로로 이어주는 실크로드, 그 꿈의 결실을 BMW 코리아가 노리고 있다. /100c@osen.co.kr
[사진] BMW 코리아 안성 RDC 오픈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는 김효준 BMW 코리아 대표(맨 위). 가운데는 안성 RDC의 실내 모습과 한국 기업으로부터 납품 받은 부품으로 구성한 차대 모형. 맨 아래 사진은 오픈 행사 테이프 커팅에 참여한 BMW 그룹 코리아 토벤 카라섹 부사장, BMW그룹 부품 물류 부문 볼프강 바우만 부사장, BMW 그룹 코리아 김효준 사장, 국회의원 김학용 의원, 안성시의회 권혁진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