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명문인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2일(이하 한국시간)까지 22승33패(.400)를 기록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처져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올해도 LA 다저스와 서부지구 챔피언을 놓고 다툴 팀으로 예상됐다. 모든 객관적 지표가 이를 증빙하고 있었다. 그러나 부상자가 속출하며 시즌 초반이 꼬이더니,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가 바이크 사고로 이탈하는 대형 악재까지 생겼다. 50경기가 넘는 시점까지 샌프란시스코가 지구 최하위에 처져 있을 것이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는 지구 선두권과 11경기 남짓 뒤져 있다. 다저스만 위에 있으면 그래도 괜찮은데, 문제는 애리조나와 콜로라도까지 분전하며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완벽히 뒤처져 있다는 사실이다. 현 시점에서 반등하지 못하면 남은 시즌이 무의미하게 흘러갈 수 있다. 다만 이런 샌프란시스코의 팀 사정이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구단 산하 트리플A 팀인 새크라멘토에서 와신상담 중인 황재균은 현지 언론이 주목하는 유력한 콜업 대상 중 하나다. 비록 지금까지는 40인 로스터 내의 선수들에게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마이너리그 성적은 꾸준하다. 팀이 강조했던 공격적 생산력은 시즌 초반보다 많이 나아졌다. 여기에 황재균은 6월 말까지 콜업되지 않을 경우 옵트아웃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황재균을 지키려면, 6월에는 그를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올려야 한다.
현지 언론도 그럴 가능성을 꾸준히 거론하고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조기에 올려 실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산호세 머큐리 뉴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 지역 언론들은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만약 샌프란시스코가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막다른 골목에 몰릴 경우, 팜 시스템의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 일제히 예상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팜 시스템은 약하지 않고, 마이너리그에는 구단이 기대하는 선수들이 더러 있다. 서서히 세대교체에 대비해야 하는 구단도 올해를 실험의 해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일 외야수 오스틴 슬레이터를 콜업한 것도 이와 맥락이 닿아 있다는 평가다.
‘산호세 머큐리 뉴스’는 “만약 그들이 그렇지 못하다면(6월에 반등하지 못할 경우) 투수 타일러 비디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3루수인 황재균과 어쩌면 더 많은 새 얼굴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고 예상했다.
샌프란시스코의 3루 포지션은 올해 정신이 없었다. 주전 선수인 에두아르도 누네스는 팀 외야에 부상 비상이 걸리자 핫코너를 비우고 외야로 나갔다. 팀 내 최고 유망주라는 크리스찬 아로요를 예상보다 일찍 콜업하는 모험까지 걸어 3루를 메웠지만 전체적인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2일까지 샌프란시스코의 올 시즌 3루수 타율은 2할3푼으로 MLB 30개 팀 중 20위다.
아로요는 마이너리그행이 거론됐으나 최근 구단 내부 회의에서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확고한 입지를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황재균은 2일까지 트리플A 47경기에서 타율 2할7푼5리, 4홈런, 30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0.451. 막판 스퍼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