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음주운전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30·피츠버그)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여전히 취업비자 발급에 대한 조짐은 전혀 없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관측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피츠버그 담당기자인 아담 베리는 2일(한국시간) 독자들과의 Q&A 코너인 ‘Inbox’를 통해 강정호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음주운전사고 혐의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강정호는 취업비자 발급이 되지 않아 아직도 한국에 머물고 있다. 베리는 이런 강정호의 복귀가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강정호가 비자를 취득할 경우, 언제쯤 그가 피츠버그에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하는가”라는 독자의 질문에 베리는 “강정호는 비자발급 지연이 길어지고 있다. 닉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강정호가 미국으로 돌아오면 적어도 스프링 트레이닝 과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라면서 “그의 오프시즌이 8개월까지 늘어났음을 고려했을 때, 이 과정(스프링 트레이닝)은 아마도 한 달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비자발급이다. 어떤 경우라도 강정호가 일단 비자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 베리는 “비자발급에 근접했다는 어떠한 조짐도 없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강정호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에서도 같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더 이상 상고하지 않고 자숙한다는 뜻을 밝혀 현 시점에서는 아무 것도 진척된 사항이 없다.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제한선수 명단에 올려 둔 상태에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강정호 비자발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현재는 피츠버그와 강정호 측 모두 대사관만 쳐다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감형 없이도 비자발급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설명이지만 얼마의 시간이 더 걸릴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강정호가 당장 비자를 받아도 한 달 이상의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빨라도 후반기에나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돌아갈 수 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올 시즌 복귀가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태가 더 심각해지면 강정호의 MLB 경력이 끝날 수도 있다. 변호인단은 이런 점을 들어 선처를 호소했으나 법원의 태도는 완강했다.
다만 당장 방출 등 극단적인 조처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피츠버그와 강정호의 기본 계약은 내년까지다. 피츠버그는 이미 제한선수가 된 강정호에 연봉을 지급하지 않고 있어 당장 금전적인 손해를 보지는 않는다. 상황을 지켜보며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어쨌든 전성기를 보낼 나이를 허비하고 있는 강정호의 선수생활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은 분명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