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지난 겨울 '김성근 후임 감독' 접촉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6.03 06: 30

 김성근 감독이 물러난 한화의 후임 감독은 누가 될까.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김성근 감독의 시즌 도중 퇴임은 한화 구단이 전혀 준비하지 않은 시나리오였다. 2017시즌을 끝내고 김성근 감독의 3년 계약기간이 끝난 후 다양한 후보군을 놓고 구단의 비전을 새롭게 정할 계획이었다. 갑작스런 중도 사임이라는 돌발 변수로 감독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시즌 도중이라 영입 가능한 인재풀도 적은 상황이다.
그런데 한화는 지난 겨울 일찌감치 김성근 감독 이후의 후임 감독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화는 2016시즌이 끝나고, 김성근 감독의 거취를 두고 그룹 내부에서 진지한 논의가 오갔다.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2년 동안 FA 영입 등 엄청난 투자를 했으나, 혹사 논란 등 공(功)보다는 과(過)가 더 많았다. 무엇보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관중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미디어에는 부정적인 구단 이미지가 쌓여갔다.
시즌 종료 후 김성근 감독의 거취가 이슈였다. 지난해 11월 3일, 한화는 김성근 감독의 계약기간이 1년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유임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그만큼 김성근 감독 체제를 이어가느냐 자체가 도마에 올랐다.
그러면서 박종훈 당시 고양 다이노스 본부장을 단장으로 영입했다. 김성근 감독의 권한을 1군 운영에 제한하고, 육성과 구단 운영에서 단장의 역할을 강화시켰다.
이러한 프런트 변화와 함께 지난 겨울 한화(그룹)는 포스트시즌 진출 경험이 있는 A감독에게 김성근 감독의 후임을 제안했다. 이례적이었다. 한화 구단은 일찌감치 김성근 감독이 떠난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려 했다. 2018시즌 이후의 한화 이글스의 리빌딩 밑그림을 그리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A감독은 "지난 겨울에 한화에서 감독 제안이 왔다. 하지만 고심 끝에 거절했다"고 말했다. 복합적인 이유였다. (A감독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자세한 이유는 생략한다). 그렇게 A감독의 차기 한화 감독 내정은 무산됐다.
어쨌든 당시 한화(그룹)가 A감독에게 감독 제안을 했다는 것은 김성근 감독이 올 시즌 어떤 성적을 내더라도(설령 우승을 하더라도) 3년 계약기간이 끝나면 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는 올 시즌은 끝까지 김성근 감독에게 맡기려고 했다. 그랬기에 유임을 발표한 것이기도 하고.
그러나 시즌 절반도 되지 않아 돌발 상황이 일어났다.  지난 2년간 구단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했던 김성근 감독은 권한이 축소됐고, 자신의 권한을 가져간 박종훈 단장 부임 이후 하나부터 열까지 의견이 부딪혔다. 결국 자신의 뜻이 막힌 김 감독의 선택은 하나 뿐이었다. 어쩌면 올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감지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사임이든 경질이든, 김성근 감독은 한화를 떠났다.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한화 이글스의 임원은 4명이나 바뀌었다. 사장 2명(정승진, 김충범)이 물러났고, 단장 2명(노재덕, 박정규)이 바뀌었다. 프런트와 힘겨루기에서 김성근 감독이 승자였기 때문이다.
2년간 전권을 휘두르던 김성근 감독은 2017시즌은 다른 처지에서 출발했다. 구단 운영에 있어서 권한을 대폭 부여 받은 박종훈 단장과 불화는 촉매제로 작용해 과거 몸 담았던 구단처럼 중도 사퇴로 한화와 인연이 끝났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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