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간절함이 승리로 이어졌다.
NC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을 4-1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구창모가 5⅔이닝 1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였고 타선도 차곡차곡 득점을 뽑아 박자를 맞췄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파격 라인업'을 예고했다. 테이블세터를 김준완과 이재율로 꾸린다는 내용이었다. 김 감독은 "베테랑들은 나이를 속일 수 없다. 전날(1일) 창원 KIA전이 늦게 끝난 데다 이동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이종욱에게 휴식을 줄 생각이다. 또한 권희동 역시 그동안 꾸준히 출장했기 때문에 한 차례 쉬어간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찬스가 나온다면 대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대체재' 김준완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 36경기서 타율 3할4푼8리(141타수 49안타), 2홈런 22타점, 10도루를 기록한 전형적인 '쌕쌕이 유형'의 선수. 이재율 역시 퓨처스리그 8경기서 타율 4할1푼7리(24타수 10안타), 2도루로 활약한 바 있다.
이날 활약도 나쁘지 않았다. 김준완은 1회 첫 타석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나갔다. 후속 타자들이 연달아 삼진으로 돌아서는 바람에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김경문 감독이 바라던 '뱃심있는 모습'이었다.
3회 첫 타석에서도 김준완은 몸 맞는 공으로 포문을 열었다. 후속 이재율은 포수 쪽으로 떨어지는 희생 번트로 김준완을 2루에 보냈다. 김준완은 박민우의 우전 안타 때 홈을 밟아 이날 경기 선취점을 올렸다.
그리고 1-0으로 앞선 4회, 김준완 타석에서 2사 1·2루 기회가 찾아왔다. 달아날 기회였던 건 분명했지만 이제 4회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김경문 감독은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호준이 김준완 타석에 들어섰다. 이호준은 임찬규를 상대로 몸 맞는 공을 얻어냈다.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낸 것이다.
이어진 2사 만루. 김경문 감독은 이재율 타석에서 또 한 번 대타를 내세웠다. 이번에는 권희동이었다. 권희동은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3루주자를 불러들였다. 비록 2루주자 지석훈이 홈에서 아웃되며 이닝이 끝났지만 김경문 감독의 집념이 빛난 대목이었다.
NC가 4회 뽑아낸 한 점은 그야말로 천금같았다. 뒤이은 4회 수비에서 양석환의 솔로포로 한 점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야구에 만약은 없다'지만 연이은 대타로 한 점을 달아나지 않았다면 경기의 균형이 맞았을 테고, 그렇다면 마운드 운용 등 모든 내용이 뒤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
김경문 감독의 과감한 결단은 2연승의 밑거름이었다. /ing@osen.co.kr
[사진] 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