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경기 연속 출루 대기록에 짜릿한 끝내기 승리까지, 한화 4번타자 김태균(35)에겐 겹경사였다.
김태균은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1회말 1사 2루 첫 타석부터 문승원을 상대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1루를 밟은 김태균은 85경기 연속 출루로 한미일 프로야구 최다 신기록 역사를 썼다.
지난 1949년 메이저리그 테드 윌리엄스가 기록한 84경기를 넘어 한미일 프로야구 사상 첫 85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종전 KBO리그 펠릭스 호세의 63경기(2001~2006년), 일본프로야구 스즈키 이치로의 69경기(1994년)에 이어 메이저리그 기록까지 넘어섰다.
그러나 KBO리그, 일본프로야구 기록 경신 때마다 김태균은 웃지 못했다.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울 때마다 팀 패배가 반복된 탓이다.
징크스의 시작은 지난 4월22일 수원 kt전. 당시 김태균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정성곤에게 좌전 안타를 뽑아내며 KBO리그 최다 연속 출루 기록을 64경기로 바꿨다. 그러나 한화는 난타전 끝에 kt에 9-11로 졌고,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분전한 김태균도 기록 달성의 기쁨을 만끽하지 못했다.
지난달 16일 고척 넥센전도 마찬가지. 이날 김태균은 5회 최원태에게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이치로를 넘어 70경기 연속으로 출루했다. 그러나 한화는 8이닝 1실점(비자책) 역투를 펼친 최원태에게 막혀 1-2로 무릎을 꿇었다.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김태균은 팀 패배에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 2위 기록인 조 디마지오의 74경기를 넘어 75경기 연속 출루한 경기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대전 삼성전에서 김태균은 3회 윤성환의 공에 맞아 사구로 1루를 밟아 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 사구로 2차례 벤치 클리어링 끝에 난투극으로 5명이 집단 퇴장됐다. 김태균은 7회 투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분전했지만 한화는 7-8 패배를 당했다.
메이저리그 기록을 넘어 한미일 신기록을 세운 이날 경기는 달랐다. 김태균은 1-0으로 리드한 1회 1사 2루에서 우측 빗맞은 안타로 타점을 내며 기세를 올렸다. SK에 홈런 두 방을 허용하며 리드를 내줬지만, 8회 상대의 연속 실책을 틈타 동점을 만들었다. 9회말 양성우의 안타로 5-4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완성했고, 김태균도 대기록의 기쁨을 제대로 만끽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