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가 필사즉생의 각오를 안은 채 운명의 결전지로 향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한국은 오는 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2시 아랍에미리트 에미리츠클럽 스타디움서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른다. 14일 새벽 4시엔 카타르 자심 빈 하마드경기장서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을 벌인다.
카타르전은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린 한 판이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이 달렸다. 한국은 최종예선 7경기서 4승 1무 2패(승점 13)를 기록하며 본선 직행 마지노선인 조 2위에 올라있다. 대표팀의 9차전 홈경기 상대는 선두 이란(승점 17)이다. 최종 10차전이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 원정이라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감독도 선수들도 카타르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례적으로 일주일 앞서 조기 소집을 하며 카타르전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24명 중 절반 정도의 태극전사들이 지난달 29일부터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해 5일간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조기 소집에 자발적으로 모여 하고자 하는 의욕이 상당히 컸기 때문에 효과는 분명했다"면서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들이 팀에 힘을 실어주고 한 번 더 믿어주면 나 또한 선수와 팀을 믿고 있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도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일 의무가 있다. 힘을 실어주면 선수들이 분명 잘 해내서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캡틴' 기성용(스완지 시티)도 카타르전의 무게감을 전했다. 그는 "좋아져야 하고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 가진 것을 보여주기만 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 계기를 통해 치고 올라갈 것이다. 한 경기만 잘하면 올라갈 수 있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손흥민(토트넘)도 카타르 원정에 대해 "장소가 어디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지만 잘 준비해서 승리하는 것이 목표"라며 "5일간의 강도 높은 훈련이 좋은 결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이라크전을 잘 분석해서 카타르전을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오는 16일 품절남이 되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강훈련으로 인해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어 만족스럽다"면서 "카타르전이 끝난 뒤 결혼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서 기분 좋게 축하받고 싶다"고 눈빛을 번뜩였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