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잔③] 정성호가 밝힌 #엄마 신동엽 #SNL 크루 #데뷔 20주년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6.02 10: 00

(인터뷰②에 이어)
'SNL 코리아'는 42년 전통의 미국 코미디쇼 'SNL(Saturday Night Live)'의 오리지널 한국 버전이다. 2011년 신랄한 정치 풍자와 슬랩스틱 개그, 패러디와 콩트를 내세워 세련된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시즌9째 안방을 찾고 있다. 
장진 감독의 연출을 비롯해 정웅인, 고경표, 김슬기, 김원해, 이철민, 장영남 등 연기파 배우들이 고정 크루로 활약했고 개그우먼 안영미가 시즌1부터 지금까지 'SNL'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정성호에게 신동엽 김민교 정상훈이란?
정성호는 시즌2부터 합류해 막강한 웃음 지분을 얻고 있다. 이 때 함께 투입된 인물이 권혁수와 김민교다. 그리고 정상훈은 정성호와 학교 동기이자 프로그램 전부터 친했던 사이다. 이들 외에도 'SNL' 크루라는 타이틀 아래 그 어느 프로그램보다 가족처럼 끈끈한 인연으로 엮여 있다. 
"크루들 호흡요? 이렇게 끈끈할 수가 없죠. 사실 누구든 개인 욕심을 부리거나 뜰 기회를 잡으려고 애쓸 수 있는데 우린 누구 하나가 뜨려고 하면 다 같이 밀어줘요. 개인보다 프로그램 전체, 크루 모두를 생각하는 거죠. 그 중심에 신동엽 형이 있어요. 안상휘 CP가 아빠라면 신동엽은 엄마죠. 아빠가 뭐든 책임지는 외부 바람막이라면 내부를 단단하게 이끄는 건 신동엽 형의 몫이랍니다."
"지난 시즌에 김민교가 최순실 씨를 패러디해서 빵 터졌잖아요. 제가 조언해줘서 만든 캐릭터예요 하하. 김민교의 패러디는 자신만의 색깔이 드러나서 재밌는 것 같아요. 정상훈은 정말 노력하는 인간형이고요. 자기가 맡은 것에 최대한의 에너지를 쏟아요. 늘 최선을 다한다는 얘기죠. 안찰스도 잘못하면 희화화가 될 수 있는데 정상훈이 소리지르니까 귀엽고 친근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SNL' 나오면 급이 떨어지나요?"
정성호는 본인의 인기보다 'SNL' 전체의 발전과 시청자들의 만족도에 좀 더 무게를 두는 편이다. 그래서 호스트 섭외가 쉽지 않다는 점을 제작진 못지않게 안타까워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특급 스타들이 다 내려놓고 망가지는데 우리나라에선 아직 100%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게 그의 시선이다. 
"호스트가 있으면 크루들은 서포트하는 한 팀일 뿐이에요. 호스트에게 맞는 음식을 준비하고 크루들이 상을 차려주는 거죠. 그래도 'SNL'에 나온 호스트 모두 최고의 스타라고 생각해요. 자기 자신을 내려놓는 게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미국에선 최고의 배우들도 다 나와서 망가지는데 우리나라에선 아직 그렇게 하면 급이 떨어진다는 시선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부담 갖지 말고 많이 나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느덧 데뷔 20년 차, 천상 코미디언 정성호
서울예대를 졸업하고 1998년 MBC 공채 9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정성호는 오랜 무명 시절을 보냈다. 과거 조혜련이 콩트에서 골룸 캐릭터로 완전히 빵 떴을 때 사실 그 옆에 레골라스 분장을 한 정성호가 있었지만 아무도 그를 기억하진 못한다. 대신 그는 2006년 MBC '개그야-주연아' 코너에서 서서히 주목 받았다. 2011년엔 임재범을 패러디한 정재범으로 큰 사랑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60명이 넘도록 인물을 패러디하고 따라하며 대한민국의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무명으로도 지내보고 비판도 들어보고 악플도 받으면서 20년 동안 활동했어요. 굳은 살이 많이 생겼네요. 지금은 모든 게 좋아요. 특히 제게 'SNL'은 내가 진짜 놀고 싶어 하는 키즈카페 같은 느낌이에요. 주인은 따로 있고 손님도 있지만 한 구석에서 내 마음대로 놀 수 있는 그런 공간요."
"20년간 눈에 띄지 않게 잘 살았다 싶어요. 일찍 눈에 띄었다면 건방졌을 텐데 겸손을 먼저 배웠죠. 그래서 남들보다 늦긴 하지만요. 숯처럼 천천히 뜨거워지지만 꺼진 듯 보여도 그게 아닌 그런 개그맨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따라하는 상대에게 누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재미와 감동을 드려면서요. '똑같다'는 얘기보다 '열심히했구나' '고맙다' 이런 얘기를 듣도록 말이죠. 시청자들에게 끝까지 웃음 드리도록 저 역시 계속 누군가를 흉내낼게요 하하."   /comet568@osen.co.kr
[사진] 박재만 기자,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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