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팀 구성원들이 그를 ‘빅맥’으로 부르는지 알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괴력의 홈런포를 비롯해 3안타를 친 제이미 로맥(32)이 서서히 KBO 리그에 적응하고 있음을 알렸다.
로맥은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선발 5번 우익수로 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2득점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0-4 승리에 일조했다. 이번 kt와의 첫 2경기에서 다소 부진했던 로맥은 이날 그간의 빚을 모두 갚는 장타쇼로 시즌 타율을 2할7푼3리까지 회복시켰다. 경기 막판에는 2루수로 출전하며 수비에서도 실험을 받았다.
첫 타석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0-0으로 맞선 2회 무사 2루에서 고영표를 상대로 중견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로 이날의 결승점을 뽑았다. 가운데 펜스를 직격한 타구에 SK 벤치에서 비디오판독을 했을 정도였다.
그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4-0으로 앞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쳤다. 사실 떨어지는 커브에 중심이 무너지며 툭 갖다 대는 듯한 스윙이었데 로맥의 방망이를 떠난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었다.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홈런이었다.
로맥은 6회 중전안타로 히트 포 더 사이클에 3루타 하나를 남겼으나 이후 안타가 나오지 않아 기록 도전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힘은 장사”라는 그간의 평가가 틀리지 않음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시즌 19번째 경기에서 8개의 대포를 터뜨리며 SK 타선의 신 해결사로 떠올랐다.
로맥은 옆구리 유형 계통의 선수에게 약했지만 이날 홈런을 때린 것에 대해 "나에게는 매우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 익숙하지 않았던 유형의 선수들이었는데 만나보면서 그들에게 적응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라면서 오늘 다양한 수비 포지션에 대해서는 "외국인 타자지만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어 좋다. 팀의 일원이 되어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다방면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고 또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수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