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12년 만에 두산 3연전 싹쓸이 승리를 노렸지만 무산됐다. 기약 없이 다음 기회로 미뤘다.
한화는 지난달 30~31일 대전 두산전에서 연이틀 승리를 거뒀다.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분위기를 바꾼 한화는 첫 날 5-2로 승리하더니 이튿날에도 3-1로 이겼다. 여세를 몰아 시리즈 스윕까지 노렸지만 '천적' 유희관의 벽을 넘지 못해 스윕은 실패했다.
한화의 마지막 두산전 스윕은 지난 2005년 김인식 감독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6월4일부터 6일까지 청주 홈 3연전이 마지막이다. 당시 3연전 마지막 날 8-4로 승리했는데 승리투수였던 선발 김해님은 은퇴를 한 뒤 한화 불펜코치를 맡고 있다. 당시 만 23세 4번타자 김태균이 역전 결승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프로 4년차 신예 김태균이 어느새 35세 베테랑이 됐다. 12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화는 두산전에 한 번도 스윕을 하지 못했다. 이 기간 두산에 무려 11번이나 3연전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마지막 3연전 승리 이후 지난해까지 두산전 207경기에서 81승125패1무, 승률 3할9푼3리에 그쳤다.
모처럼 두산에 스윕할 수 있는 기회가 왔지만 야구는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았다. 선발 윤규진이 1회 박건우와 김재환에게 투런 홈런 두 방을 맞으며 4실점했다. 볼넷 이후 홈런 공식을 반복하며 기선제압 당했다. 1회말 곧바로 2점을 따라붙었지만 추가 득점을 내지 못했다.
1회 4실점 이후 2~4회를 실점없이 막은 윤규진이 5회 박건우와 최주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강판됐고, 뒤이어 등판한 박정진이 김재환에게 1타점 2루타, 닉 에반스에게 희생플라이로 추가 2실점했다. 7회에는 송은범이 김재환에게 솔로 홈런을 맞는 등 2실점하며 흐름을 내줬다.
타선은 뒤늦게 불이 붙었다. 6회까지 두산 선발 유희관에게 2점으로 막힌 한화는 7회말 정근우의 좌중월 투런, 8회말 이성열의 중월 투런 홈런이 터지며 6-8 두 점차까지 추격했다. 유희관에게 6점을 뺏어내며 마지막까지 쉽게 물러서지 않았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 결국 6-8로 졌다. 지난 2009년 프로 데뷔한 유희관은 이날까지 한화전 20경기(14선발) 10승째를 거두며 무패 행진을 계속 이어갔다.
12년 만에 두산전 스윕 기회를 날린 한화는 올 시즌 유일하게 3연전 스윕승이 없는 팀이기도 하다. 최하위 삼성도 지난달 19~21일 3연승을 거둔 바 있다. 당시 삼성의 스윕 제물이 바로 한화였다. 한화의 시즌 첫 스윕, 나아가 두산전 스윕은 언제 볼 수 있을까.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