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시즌 초반 선발진이 고전했다. 에이스 김광현의 팔꿈치 수술로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지만 ‘소박한’ 기대보다도 못하다는 것이 더 문제였다.
스캇 다이아몬드가 이런 저런 사정으로 4월 세 경기 등판에 그친 가운데, 박종훈과 문승원이라는 차세대 선발들은 들쭉날쭉했다. 윤희상도 중간에 열흘의 휴식을 취했고 설상가상으로 에이스 메릴 켈리마저 세부지표가 지난해만 못했다. 5월 25일까지 SK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65로 리그 7위였다.
지난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3연전에서 모두 패한 SK로서는 선발의 반등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런데 필요한 순간 선발투수들이 힘을 내며 6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중반 고비에서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 지난 주말 LG와의 3연전에서는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 젊은 선발투수들이 호투를 거듭했고, 주중 kt와의 3연전에서는 믿는 도끼들이 차례로 나서 6연승을 완성시켰다.
적어도 선발만 놓고 보면 SK는 6연승 기간 중 나무랄 것이 없었다. 26일 인천 LG전에서는 김태훈이 5⅓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팽팽한 승부에서 팀의 연패를 끊어냈다. 김태훈의 프로데뷔 후 첫 승이기도 했다. 27일 LG전에서는 최근 조금씩 살아나는 기미를 보인 문승원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승리투수가 됐고, 28일 LG전에서는 박종훈이 6이닝 1실점 호투로 역시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투수들의 승리 릴레이는 kt와의 3연전에서도 계속됐다. 30일 경기에서는 켈리가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31일 경기에서는 윤희상이 5이닝 2실점으로 승리, 그리고 1일 경기에서는 어깨 통증에서 돌아온 스캇 다이아몬드가 6이닝 1실점으로 역시 승리를 따냈다. 6연승 기간 선발투수들이 죄다 승리를 따낸 것이다.
이런 SK의 6연승 기간 중 선발 평균자책점은 1.05에 불과했다. 물론 타격 사이클이 떨어져 있었던 LG, 그리고 팀 타선의 짜임새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kt를 만나 거둔 성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특급 성적이다. 선발투수들의 컨디션이 완만한 오름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감을 얻기에는 충분한 6연승이었다.
특히 이날 다이아몬드가 정상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임에 따라 향후 선발진 운영에도 숨통이 트였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김태훈을 불펜에 스윙맨으로 대기시키면서 적절한 상황에 선발로 투입, 5명에게 돌아가며 추가 휴식을 준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긴 호흡으로 장기 레이스까지 바라본다는 뜻인데, 구상대로 돌아가기만 한다면 SK의 선발진은 버티는 데 있어 기본적인 힘은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2군에서도 착실하게 선발수업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세대교체 효과까지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수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