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기대와 우려 사이"...'알쓸신잡' 바라본 두 가지 시선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7.06.01 16: 30

나영석 PD의 새 예능으로 많은 기대와 우려를 받았던 '알쓸신잡'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인문학'과 '예능'이라는 새로운 조합으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정보와 웃음을 동시에 안기겠다는 포부를 밝힌 나영석 PD. 언제나 파격적이면서도 성공적인 그의 도전이 이번에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오는 2일 첫 방송되는 tvN 새 예능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은 작가 유시민을 필두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소설가 김영하,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 정재승 등 각 분야 최고의 지식인 그룹이 국내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펼치는 '수다 여행'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연예계 대표 지식인으로 손꼽히는 유희열이 진행을 맡았으며, 예능계의 '미다스의 손' 나영석 PD가 새롭게 도전하는 인문학 예능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나영석 PD는 1일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재미를 만드는 일이 예능의 역할인데 반드시 재미가 웃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기존엔 눈과 귀가 즐거운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 '알쓸신잡'은 뇌가 즐거워지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해 본방송에 대한 기대를 높인 상황.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봐 눈길을 끌기도 했다.
먼저 '알쓸신잡'이 기대를 모으는 점을 꼽자면 나영석 PD가 고심해 모은 '인문학 어벤져스'의 탄생이다. 진행자 유희열에 따르면 이들은 버스에서 내리는 1분 조차 이야기가 끊이지 않을 정도의 수다쟁이들이라고. 무엇보다 각 분야에 통달한 전문가인 만큼 일상적으로 지나치는 사소한 소재에서도 깊이 있는 지식과 의미를 전해줄 전망이다. 음악인을 넘어 예능인으로 거듭난 연예계 대표 지식인 유희열의 진행 솜씨도 기대를 모으는 이유 중 하나고 말이다.
나영석 PD가 유독 강점을 보이는 여행 예능에 기반한다는 점도 주목해볼 만하다. KBS2 '1박 2일'로 시작해 tvN '꽃보다 할배' 시리즈, '삼시세끼' 시리즈, '신혼일기', '윤식당' 등을 연이어 히트시킨 나영석 PD. 어떤 내용이 가미됐던 나영석 PD가 연출을 맡았기에 믿고 볼 수 있다는 것. 출연자들의 숨은 매력을 이끌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그이기에 이러한 '인문학 어벤져스'가 모일 수 있었다는 평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완벽해 보이는 '알쓸신잡'을 우려하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우선 '인문학'과 '예능'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결합이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아직 입증된 바가 없다는 점이다. 겉으로 봐서는 유익하고 재밌기까지 한, 흠잡을 데 없는 프로그램이겠지만 제대로 융합되지 못할 경우 유익하지 않고 재미도 없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 미묘한 줄타기는 오로지 연출의 힘에 달렸으며,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나영석 PD도 처음 해보는 작업이기에 더욱 첫 방송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또 다른 우려는 지식 프로그램이 가지는 한계에 있다. 일반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은 일상의 괴로움을 잊고 즐길 수 있는, 대체로 생각이 많이 필요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영석 PD가 최근 연출한 '윤식당'이 대표적인 예. 감동적이면서도 쉬운 내용과 아름다운 시각적 효과가 주는 대리만족이 폭넓은 시청률을 확보해 자체최고시청률 14.1%(닐슨코리아)을 달성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무리 수다처럼 쉽게 이야기한다 해도 다소 생각할 거리를 안기는 '알쓸신잡'의 경우, 이같이 폭넓은 시청층을 기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평이다. 프로그램 속 주옥같은 말들이 화제가 될 순 있어도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는 시청률로 이어지기엔 힘든 면이 많다는 것. 때문에 '알쓸신잡'이 어떤 모습으로 탄생하건 '윤식당' 만큼의 성적은 거두기 힘들 거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나영석 PD와 유희열, 유시민 작가의 만남만으로 현재까지는 우려보다 기대를 더 많이 받고 있는 '알쓸신잡'. 과연 이 프로그램이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어느 정도까지 만족시켜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nahee@osen.co.kr
[사진] '알쓸신잡' 포스터 및 스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