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씬3’ 양세형 “내 추리점수? 35점..머리 쥐어뜯었다”[대기실습격①]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7.06.02 06: 59

JTBC ‘크라임씬’ 시즌3 새 멤버로 정은지와 양세형이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특히 팬들이 우려했던 멤버가 양세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양세형이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수많은 예능에 출연하고 있었고 다른 프로그램으로 이미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거기다 그간 ‘크라임씬’에 출연했던 멤버들이 출연 전 추리력이 확인된 건 아니었지만 유독 양세형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컸다.
뚜껑이 열린 ‘크라임씬3’ 첫 방송에서 양세형은 앞서 새 멤버들이 그랬듯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연했다. 첫 방송 후 네티즌들도 양세형이 생각보다 잘해준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에피소드를 거듭할수록 양세형이 빠르게 적응하면서 활약을 펼쳤다. 능청스럽게 박지윤과 커플 연기를 펼치는가 하면 탁월한 센스로 증거들을 찾아내고 자신이 범인이었을 때는 교묘하게 빠져나가 범인으로 지목받지 않는 등 양세형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네티즌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방송 전에는 ‘우려’가 가득했지만 요즘엔 양세형을 향한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양세형은 아직 자신이 부족하다고 한다.
(김지훈은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 촬영으로 인터뷰에 함께 하지 못했다.)
-자신의 추리력과 연기에 점수를 준다면?
양세형(이하 양)-장진 감독님이 100점이라고 하면 나는 추리로만 보면 35점이다. 점수를 많이 준 거다. 나는 추리 쪽으로는 머리가 아니다. 누군가가 좋은 단서를 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추리를 할 수가 없다. 연기로 봤을 때는 에피소드마다 역할이 다르지만 잘했던 걸 보면 75점 주고 싶고 못한 역할은 60점 정도 주고 싶다.
박지윤(이하 박)-첫 에피소드에서는 양알바가 개성이 없었지만 요즘 많이 치고 올라왔다.
양-처음 녹화를 시작했을 때는 다들 기운이 대단해서 못하겠더라. 한 캐릭터의 인생을 글로 이해해야 하는데 ‘대선후보 살인사건’에서 내가 맡은 양알바의 아버지가 억울한 사연으로 죽은 걸 사흘 만에 몰입하는 게 쉽지 않더라.
녹화 둘째 주까지는 대본 받을 때마다 머리 쥐어뜯었다. ‘내가 여기서 뭐 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을 외우고 숙제하는 것처럼 몰입이 안 됐다. 세 번째 녹화 때부터 재미있어지고 즐겼다. 경찰학교 살인사건에서 (박지윤) 누나가 신기가 있는 게 ‘너 나랑 러브라인하면 뜬다’고 했다. 홍진호도 그랬다고 하더라. 누나와 러브라인을 해서 그 기운 때문에 잘된 게 아니라 잘 받아줘서 화제가 된 것 같다. 누나가 내가 뭘 하게끔 만들어줬다.
박-시청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게 연애감정인데 ‘크라임씬’에서는 서로 의심하는 것밖에 없어서 시청자들이 더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 시즌2 때는 홍진호, 장진 감독님과 러브라인이 있었는데 다들 좋아했다. 감독님이 능청스럽게 아내를 의심하는 캐릭터였는데 서로 결혼해서 그런지 부부연기가 자연스러웠다. 그런 러브라인에서 나오는 재미가 있는데 양세형이 능청스럽게 잘해줬다.
경찰학교 살인사건에서 내가 양세형의 넥타이를 만질 때 ‘내가 이렇게 하면 양세형이 어떻게 하겠지’라고 다섯 스텝 앞서 계산해서 한 행동이었다. 양세형이 그걸 받아주지 못하면 재미없는데 예상한대로 받아치니까 재미있더라. 그때 ‘양세형이 머리가 좋구나’라는 걸 느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전됐을 때 상대방이 목석처럼 서 있으면 끌어낼 얘기가 없는데 잘하더라.
-‘크라임씬3’를 기다렸던 팬들이 많은데 방송을 시작하고 나니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박-시즌1 때는 아무도 모르는 프로그램을 하는 기분이었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어서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시즌2가 제작된다고 했을 때는 사람들이 알아주겠구나 했었고 시즌2 때는 반응이 있었다. 인기 아이돌도 나오니까 시청률도 나오고 해서 ‘사람들이 알아주는구나’ 생각했다. 시즌3까지 2년의 공백이 있었고 소수 마니아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주행 예능이 되면서 내 SNS에 매일 한 명씩은 시즌3 언제 하냐는 글이 올라왔다.
거기다 해외에 ‘크라임씬’ 포맷이 판매되고 상까지 받아서 이 프로그램이 영향력 있고 창의적이고 좋은 프로그램이구나 생각했다. 시즌3는 많은 분이 봐준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청자들이 내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제 어린 친구들도 날 알아본다.
장진-나는 내가 시즌3를 기다렸다.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어서 출연 안 해야 하는데 이 프로그램은 내가 좋아해서 하겠다고 했다. ‘크라임씬3’에 출연해서 다른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이 오는데 내가 다른 프로그램은 못 한다고 했다. 내가 기다렸던 프로그램이라 ‘크라임씬3’만 특별한 케이스다.
녹화를 금요일에 하고 수요일에 내 캐릭터에 대한 스토리가 메일로 온다. 하루에 메일이 30통이 오는데 중요한 것도 있지만 우선 ‘크라임씬3’ 메일을 본다. 내 캐릭터 스토리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캐릭터화된다.
-‘크라임씬3’ 반응이 대단하다.
양-정말 놀랐던 게 SNS에 영상짤이 많이 돌더라. 신기했다. 사실 ‘크라임씬3’를 마니아층만 보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댓글을 보니 생각보다 많은 분이 보고 있더라. 연예인들도 ‘크라임씬3’ 얘기를 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내가 보기엔 오히려 양세형이 ‘크라임씬3’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 각자 주어진 역할이 있고 대본 없이 내가 그 사람이 돼서 연기하는 건데 그러다 보면 자신의 민낯이 드러날 수 있다. 시청자들이 양세형을 ‘코미디 빅리그’나 ‘무한도전’에서 까부는 이미지로 기억하지만 ‘크라임씬3’에서는 양세형이라는 사람이 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누구든 이 프로그램에 오면 인간적인 매력이나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매력이 나올 수 있어서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다.
김지훈만 해도 잘생긴 배우 이미지에 갇혀있었는데 ‘크라임씬’ 시즌2 게스트로 출연하고 나서 팬들이 많아졌다. 김지훈의 능청스럽고 독특하고 장난기 가득한 매력이 나왔고 그래서 시즌3 정규 멤버로 합류한 거라고 생각한다. /kangsj@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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