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1일 STL전 호투에도 선발 잔류 불투명
로버츠 감독, "DL 우드 건강 상태에 달려있어"
LA 다저스 류현진(30)이 선발 복귀전에서 호투했지만 로테이션 잔류는 여전히 미지수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류현진의 선발 잔류를 확답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올 시즌 가장 좋은 투구를 펼쳤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안정감 있는 투구로 선발의 가치를 보여줬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다음 등판이 선발일지 불펜일지 확정하지 않았다. LA 지역지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분명 오늘 밤 류현진의 등판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우린 류현진을 항상 선발투수로 여겼고, 선발로 계속 기회를 주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으로선 알렉스 우드의 건강 상태에 류현진의 선발 기회가 달려있다"고 밝혔다.
좌완 우드는 올 시즌 10경기(8선발)에서 6승무패 평균자책점 1.69로 맹활약,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다저스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지난달 30일 왼쪽 흉쇄관절 염증으로 인한 어깨 통증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올랐지만 심각한 것은 아니다. 빠르면 7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부터 선발 로테이션 복귀가 가능하다.
현재 다저스는 커쇼(7승2패·2.37) 브랜든 매카시(5승1패·3.28) 리치 힐(2승2패·4.09) 마에다 겐타(4승2패·5.21)까지 4명이 고정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유망주 훌리오 유리아스(2패·5.40)가 부진 끝에 트리플A로 내려간 가운데 류현진이 우드의 빈자리를 임시로 채워 5선발이 구축돼 있다. 우드가 돌아오면 빠져야 할 투수가 류현진인 게 지금 다저스 상황이다.
류현진의 올 시즌 성적은 2승5패 평균자책점 3.91이다. 객관적인 성적만 놓고 보면 마에다나 힐에 밀릴 게 없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아직 마에다와 힐의 불펜 전환 가능성에 대해선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래도 5월에는 마에다가 4경기 2승 평균자책점 3.63으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류현진도 5월 4경기 1승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72로 밀리지 않는다. 다만 마에다가 다저스에 몇 안 되는 우완 선발이란 희소가치가 있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날 경기 호투는 그래도 희망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오늘 진짜 집중했다.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채웠고, 변화가 정말 좋았다. 우타자에겐 약간의 커터를 섞어 던졌고, 패스트볼 구속은 올해 봐온 것 중에서 최고였다"고 칭찬했다. 이날 최고 구속은 93마일, 평균 91마일로 전성기를 연상케 했다.
선발 로테이션 잔류가 불투명하지만 류현진의 투구는 앞으로를 기대하기 충분하다. 다음 등판이 어떻게 될진 미지수이지만, 최근 2경기 10이닝 1실점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류현진의 기세라면 어느 자리든 제 몫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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