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라이벌’인 LG와 두산의 시즌 초반은 다소 엇갈렸다. 먼저 LG가 치고 나갔지만, 두산이 천천히 추격을 개시하며 결국 순위를 맞바꾼 채 5월을 마쳤다.
LG는 3·4월 26경기에서 15승11패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리그 3위의 성적이었다. 반면 두산은 3·4월 11승14패1무에 머물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의 위용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5월은 반대였다. 두산이 힘을 찾으며 14승9패(.609)로 선두 KIA(17승9패)에 이어 월간 승률 2위를 기록한 반면, LG는 타선에 힘이 빠지며 11승13패(.458)로 5월을 마무리했다. LG의 5월 성적은 전체 8위였다.
그 결과 두산(26승22패1무)이 전체 3위, LG(26승24패)가 공동 4위로 5월을 마쳤다. KIA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고, NC가 나름대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을 고려할 때 LG와 두산 손에 중·상위권 순위표가 요동친 셈이다. 앞으로도 두 팀이 계속해서 이 화두의 중심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두산의 경기력은 완연한 상승세다. 시즌 초반 하나쯤 풀린 듯한 나사를 조였다. 특히 4월 힘을 쓰지 못했던 타선이 살아나면서 마운드와 보조를 맞췄다. 두산은 5월 2할9푼9리의 팀 타율로 롯데(.301)에 이어 리그 2위였고,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841로 리그 최고였다. 3.53의 팀 평균자책점도 리그 1위. 공·수의 짜임새가 가장 좋다던 시즌 전 평가가 그대로 드러났다.
반면 LG는 타선이 힘을 쓰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3.78의 5월 팀 평균자책점은 두산에 이어 2위로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0.719의 팀 OPS는 리그 최하위였다. 팀 타율 최하위인 삼성(0.731)보다도 못했다. 뻥뻥 터지는 장타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팀 타선의 응집력까지 떨어진 결과였다. LG는 5월 24경기에서 29개의 병살타를 쳤다.
이처럼 4·5월 행보가 엇갈린 두 팀이 6월에는 동반 상승하며 선두권을 위협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한 해설위원은 “롯데나 SK, 넥센 등도 있지만 두산과 LG가 중상위권 순위표를 잡고 있다. 두산의 경우는 선두권 위협도 가능한 전력으로 보인다. LG도 어쨌든 강력한 마운드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5월 상승세를 탄 두산은 2위 NC와의 승차가 2경기다. 선두 KIA와의 승차는 7경기로 벌어졌지만 아직 50경기 남짓을 치렀을 뿐이다. 마이클 보우덴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선발진은 잘 버티고 있고, 타선이 살아나면서 화끈한 경기가 늘어나고 있다. 현장에서는 “그래도 두산이 올라와 KIA와 선두 경쟁을 벌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대세다. 그만큼 두산이 가진 힘은 강하다.
LG는 고비에 섰다. 허프까지 돌아온 마운드는 꾸준히 안정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결국 타선이 관건이다. 다만 타선 짜임새만 좀 더 살아난다면 2위권 추격까지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잠실 라이벌의 6월이 흥미로울 것으로 보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