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로사리오, "한화에 좋은 포수 많아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6.01 12: 59

"우리 팀에는 좋은 포수 많다".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8)에게 지난달 31일 대전 두산전은 의미 있는 하루였다.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알렉시 오간도와 KBO리그 사상 첫 '도미니칸 배터리'를 이뤄 시즌 첫 선발 포수로 출장, 6회까지 큰 실수 없이 안정감 있는 수비로 한화의 3-1 승리를 뒷받침했다. 
이날 선발 포수가 되기까진 작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 주말 오간도가 먼저 "로사리오와 한 번 배터리를 맞춰보고 싶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한 게 시작이었다. 원래 포지션인 포수 자리에 애정이 큰 로사리오도 의욕적으로 반응했고, 코칭스태프에서도 진지하게 두 선수의 배터리를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로사리오가 같은 팀 동료 포수들을 깎아내린 것으로 '오해'가 생겼다. 로사리오가 적극 해명하며 오해를 풀었지만, 팀워크를 흔드는 불씨가 될 수 있었다. 이상군 감독대행이 로사리오의 선발 포수 문제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민한 것도 이 때문이었지만 다행히 오해는 오래 가지 않았다. 
'도미니칸 데이'를 맞아 오간도와 좋은 호흡으로 승리를 이끈 로사리오는 "포수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도 '국내 투수들과도 호흡을 맞춰볼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건 모르겠다. 내가 결정할 부분이 아니라 감독·코치님들께서 결정할 부분이다. 우리 팀에는 좋은 포수들이 많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차일목·최재훈·박상언 등 능력 있는 포수들이 있기 때문에 국내 투수들은 기존 포수들을 믿고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개인적인 견해까지 밝혔다. 몇 경기 되진 않지만 로사리오가 국내 투수들과 호흡을 맞춘 앞선 3경기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언어 문제로 인한 의사소통, 낯설음과 익숙함의 차이가 있다. 이날도 로사리오는 오간도가 내려간 7회부터 포수 마스크를 벗고 1루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오간도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그는 "로사리오와는 언어가 통하기 때문에 굉장히 편했다. 마운드에서 (스페인어로) 우리끼리 소리를 쳐도 사람들이 전혀 못 알아 들으니 좋았다. 앞으로도 될 수 있다면 로사리오와 맞추고 싶다"면서도 "그렇다고 다른 포수들이 불편하다는 뜻은 아니다. 누가 포수를 봐도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한화 신경현 배터리코치는 "오간도와 로사리오가 의사소통이 편하게 하더라. 크게 문제될 것 없이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 로사리오의 체력을 생각한다면 계속 포수를 할 수 없겠지만 상황에 따라 다음에 또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결정은 감독님이 하실 부분이다"고 밝혔다. 어쨌든 한화는 또 하나의 포수 카드를 손에 넣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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