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돌아왔다. 간신히 선발등판 기회를 다시 얻은 류현진(30·LA 다저스)이 팬들이 기억하는 최고의 모습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전에 선발등판, 6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가 77개에 그쳤기에 1~2이닝 정도를 더 막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1-1로 맞선 7회 공격에서 대타 어스틴 반스와 교체돼 등판을 마쳤다.
비록 시즌 3승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덕에 패전을 떠안지 않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는 투구 내용 자체에 있다. 올해 등판 중 가장 깔끔한 내용이었다. 종전 4.28이던 평균자책점을 3.91까지 끌어내린 거도 주효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첫 네 경기서 4패를 기록하며 좋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지난달 1일 필라델피아전서 5⅓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지만 이후 두 경기서 1승 1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 사이 탄탄한 선발진을 자랑하던 다저스는 결국 류현진을 불펜으로 전환했다.
선발진에서 밀린 류현진은 26일 세인트루이스전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4이닝 2피안타 무실점. 깔끔한 투구를 선보인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첫 세이브를 올렸다.
다저스 선발진에 공석이 생기자 대체재 1순위는 류현진이었다. 10경기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 중이던 알렉스 우드가 부상자 명단(DL)에 올랐고 어찌 보면 마지막 기회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깔끔한 투구로 '선발 체질'임을 완벽히 증명했다. 최근 세 경기 평균자책점은 1.76.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미 현지 매체도 류현진을 입모아 칭찬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그 출발이었다. 이 매체는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 복귀전서 올 시즌 최고의 모습을 선보였다"라고 칭찬했다. 류현진이 내려간 뒤 불펜의 방화로 다저스의 연승이 깨진 점을 지적했다.
다저스 관련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다저블루닷컴'은 "류현진은 6이닝 1실점으로 견고한 투구를 선보였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 매체는 "류현진의 이날 공헌은 8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세인트루이스 선발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와 견줘 밀리지 않았다"라고 극찬했다.
다저블루가 꼽은 이날 류현진 등판의 하이라이트는 6회. 류현진은 단 6개로 아웃카운트 세 개를 잡아냈다. 다저블루는 "류현진은 6회를 깔끔히 지워내며 7타자 연속 범타처리로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라고 언급했다.
괴물이 긴 겨울잠에서 깨고 있다. 현지 매체도 이 점에 반색을 표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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