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로테이션 재진입을 위한 류현진(30·LA 다저스)의 의지가 돋보인 한 판이었다. 6이닝을 단 77개의 공으로 정리하며 자신의 메이저리그(MLB) 경력에서도 손꼽힐 만한 효율적 투구를 선보였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1-1로 맞선 7회 타석에서 교체돼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으나 평균자책점은 종전 4.28에서 3.91로 내려갔다.
지난 5월 19일 마이애미전에서 시즌 2승을 따낸 후 불펜으로 밀려난 류현진이었다. 알렉스 우드의 부상으로 생긴 이번 기회에서 강한 인상을 남겨주는 것이 필요했는데, 류현진은 평소보다 훨씬 더 좋아진 집중력으로 자신이 풀타임 선발의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
워낙 효율적인 투구였다. 기본적으로 최고 92마일(148㎞)에 이른 빠른 공을 바탕으로 체인지업·커브·슬라이더를 고루 섞으며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었다. 이날 구종별로 구사 비율이 거의 20~25% 정도를 기록할 정도로 황금적인 비율이었다.
그 결과 6회까지의 투구수는 77개에 불과했다. 류현진이 6이닝을 던지면서 80개 이하의 투구수를 기록한 것은 MLB 통산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 최고의 효율적 투구는 2014년 9월 1일 샌디에이고전으로 당시 류현진은 7이닝을 84개의 공으로 끝냈다. 당시와 거의 흡사한 투구 내용이었다. 2013년 4월 3일 샌프란시스코전은 6⅓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졌는데 당시는 10개의 피안타를 맞은 경기로 그렇게 깔끔하지는 않았다.
올 시즌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6이닝을 던지며 투구수 77개 이하, 그리고 1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경기를 마친 경우는 총 8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물론 7이닝 이상으로 옮겨간 경우가 있어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어쨌든 류현진은 올 시즌 다저스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효율적인 경기를 선보였다.
다만 2014년 9월 1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첫 7이닝 소화는 무산됐다. 다저스는 1-1로 맞선 7회 공격에서 2사 후 에르난데스가 2루타를 치고 나가자 타석에서 류현진을 교체했다. 그러나 대타 반스가 허무하게 삼진으로 물러나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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