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7일의 왕비' 이동건 너마저?..연산불패 흥행史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6.01 13: 36

역사가 기억하는 폭군, 하지만 사극이 사랑하는 캐릭터 바로 연산군이다. 조선 제 10대 국왕 연산군은 어머니에 대한 자격지심 때문에 점점 더 잔인하고 무자비한 폭정을 일삼은 희대의 실패한 왕이었다. 굴곡진 인생사 때문에 연산군 캐릭터는 사극 드라마나 영화 속 단골손님이다. 
워낙 강렬한 인물이라 연기파 배우들만 캐스팅 되는데 그래서일까. 연산군만 맡았다 하면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일이 많았다. 1980년대 유인촌, 1990년대 유동근 안재모, 2000년대 정태우 정진영은 각기 다른 작품에서 연산군으로 분해 인물을 다각도로 그렸다. 
최근에는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김지석이 연산군을 맡아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초반 어머니를 잃은 유약한 왕에서 점점 조선의 사이코패스 왕으로 변해가는 인물 변화를 실감나게 표현하며 '역적'의 흥행을 이끌었다. 마지막까지도 그는 피를 토하며 능상죄를 벌하려는 광기를 부려 시청자들을 소름 돋게 했다. 

연산군이 떠난 자리에 또 다른 연산군이 안방을 꿰찼다. 지난달 31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 속 연산군으로 분한 이동건이 주인공. 그 역시 악에 받친 임금으로 폭발하는 광기를 벌써부터 뿜어내며 안방에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특히 그는 땡볕 아래 대신들을 세워놓고 "예로부터 천재지변은 왕의 부덕함을 탓했다. 만사가 좋다한들 가뭄이 이 지경이면 모두가 과인의 부덕을 떠들어댈 것이다. 어떤 헛소리도 용납하지 않겠다. 가뭄을 해결할 때까지 여기서 꼼짝들 마시오"라고 소리쳤다. 
눈을 부릅뜨거나 입꼬리를 미세하게 끌어올리는 등 세세한 표정 변화와 심경에 따라 변조되는 목소리 역시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그동안 멜로물에서 달콤한 매력으로 여심을 훔쳤던 이동건은 데뷔 20년 만에 연산군을 만나 내재된 카리스마를 폭발시켰다. 
첫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동건은 "연산군은 강인한 인물로 여러 작품에서 그려졌다. 그럼에도 꼭 연산군을 해 보고 싶었다. 그가 왜 미쳐야 했는지 그걸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리겠다. '7일의 왕비' 속 연산은 또 다를 것이다. 제가 노력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연산불패 흥행사, 이동건이 또다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comet568@osen.co.kr
[사진] '7일의 왕비' 캡처, MBC KBS 영화 스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