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칸 비하인드] 홍상수·김민희 '클레어의 카메라', 촬영지로 보는 69분 스토리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6.01 10: 00

칸영화제 기간, 국내 관객의 뜨거운 관심을 끈 작품 중 하나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 '클레어의 카메라'다. '프랑스의 국민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홍상수의 뮤즈' 김민희가 호흡을 맞춘 영화는 21일(현지시각) 기자 시사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며 호평받았다.
'클레어의 카메라'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서로의 관계를 공식 인정하기 전인 지난해 칸영화제 기간 촬영된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칸영화제 기간, 화려하고 떠들썩한 크와세트 거리가 아닌 칸의 고즈넉한 구시가지 뒷골목 구석구석의 정취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출장차 영화제가 열리는 칸을 찾았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해고당한 만희(김민희)의 이야기와 만난 칸의 뒷골목과 한층 가벼워진 홍상수식 유머는 칸영화제를 사로잡았다. 
현실과 허구를 묘하게 오가는 '클레어의 카메라'의 정서를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는 바로 영화의 배경이 되는 칸. 이미 여러 차례 칸을 다녀가 이곳에 익숙한 홍상수 감독은 가장 평범한 칸의 장소에서 '클레어의 카메라'를 완성해냈다. 칸영화제를 통해 미리 공개된 '클레어의 카메라' 속 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영화의 촬영지를 따라가며 '클레어의 카메라'가 과연 어떤 작품일지 미리 엿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클레어의 카메라', 사건의 발단이 바로 이곳
영화를 지배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곳은 바로 칸 시내에 위치한 이 카페다. 이 장소에서 만희(김민희)는 양혜에게 "너의 순수함은 인정하지만, 순수함이 꼭 정직함을 담보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알쏭달쏭한 말과 함께 칸 현지에서 해고당한다. 만희의 해고와 관련된 이야기가 '클레어의 카메라'의 주된 스토리인만큼, 이 장소는 영화에서 중요한 장소다.
이곳은 술과 커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비교적 번화한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현재는 촬영 당시와는 다르게, 의자와 테이블이 모두 바뀌어 있었고, 화사한 핑크색의 파라솔까지 등장했다. 
#이자벨 위페르와 정진영, 韓佛 국민배우의 만남의 장소
고등학교 음악 선생님으로 사진을 찍는 클레어 역의 이자벨 위페르와 영화감독 완수 역의 정진영이 처음 만난 장면은 올드 칸의 한 카페에서 촬영됐다. 칸영화제의 대부분 행사가 열리는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 이곳에서 영화 속 두 사람은 첫 만남을 가졌다.
올드 칸의 평범한 카페에서, 이들은 어떤 첫 만남을 가졌을까. 배우에서 영화 감독이 된 정진영, "칸에는 처음 왔다"는 칸 여우주연상 2관왕에 빛나는 이자벨 위페르, 각국을 대표하는 두 국민배우의 만남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하다.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는 중식당에서 하세요 
칸에서 공개된 홍상수 감독의 두 편의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와 '그 후'에는 재미있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두 편 모두에 중식당이 등장한다는 것. '클레어의 카메라'에서는 정진영이 산라탕에 청도 맥주를 먹다가 "우리가 오래 가려면 자기가 곱고 서로가 좋을 때 지금 딱 서로를 정리해야 할 것 같아"라고 장미희에게 이별을 이야기하고, '그 후'에서는 권해효가 첫 출근한 김민희를 데리고 짬뽕이 맛있는 중식당으로 향한다. 
올드 칸에 위치한 이 중식당은 하루에 두 번, 점심과 저녁에 걸쳐 단 2시간씩만 영업을 하는 곳이다. 가게의 주인은 '클레어의 카메라'를 묻자 호탕하게 웃으며 "여기서 촬영한 것이 맞다"며 "이 자리에 앉아서 이런 포즈로 영화를 찍고 밥을 먹었다"고 설명해주기도 했다. 칸에서의 중식당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클레어의 카메라'를 궁금해 해봐도 좋을 이유다./mari@osen.co.kr
[사진] '클레어의 카메라' 스틸컷, 장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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