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NC와 kt가 꿈꾸는 '상향평준화+윈윈 트레이드'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01 08: 15

KBO리그의 '막내' NC와 kt. 두 팀은 막연하던 KBO리그의 상향평준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선수와 구단, 그리고 리그 전체가 상생할 길을 모색하겠다는 이들의 각오가 매섭다.
kt와 NC는 31일 "kt 포수 김종민이 NC로 팀을 옮긴다. 그 대신 NC 투수 강장산이 kt로 간다"라고 발표했다. 올 시즌 한 차례 트레이드를 단행했던 NC와 kt 모두 두 번째 트레이드.
2014년 육성선수로 NC에 입단한 강장산은 올 시즌 1군 5경기서 구원등판해 11⅓이닝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 중이었다.

반대급부 김종민은 지난해 1군에서 78경기에 나서 타율 2할4푼4리를 기록했다. 올해는 장성우와 이해창의 입지가 탄탄해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퓨처스리그 23경기서 타율은 2할3푼9리.
▲ 미래 아닌 현재에 초점 맞춘 트레이드
양 팀 단장 모두 이번 트레이드를 두고 '미래보다 현재에 방점을 더 찍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트레이드를 먼저 제안한 쪽은 NC. 유영준 NC 단장은 OSEN과 통화에서 "이번 트레이드가 올 시즌 종료 후 입대하는 김태군에 대한 포석이라는 얘기가 많다. 이는 반만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올 시즌 당장의 백업 포수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NC는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올 시즌 안방을 '주전 김태군-백업 신진호'로 생각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병역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김태군 때문에 신진호의 성장세는 필수였다. 신진호는 지난해 프로의 부름을 받은 신인이지만 2014년 미국 마이너리그 싱글A까지 맛봤던 '유턴파'다. 기대가 컸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호조를 보이던 신진호가 개막 직전에 발목 부상을 당했다. 결국 다시 김태군 의존도가 높아졌다. 김태군은 올 시즌 48경기(47경기 선발) 출장해 375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뛴 포수다. 김태군에 이어 김민식(KIA)이 올라있는데 354⅔이닝. 김태군에 비해 21이닝 덜 뛰었다.
김태군은 가히 철인이라고 불릴 만한 선수다. 김태군은 2015시즌 전 경기(144경기)에 나서 1086⅔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다. 단연 리그 최다 이닝 포수는 그의 몫이었다. 지난 시즌에도 134경기(리그 1위)에서 935⅔이닝(리그 2위)을 뛰며 가치를 높였다. 김태군이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는 성적도 괜찮았다. 올 시즌 김태군의 CERA(포수 평균자책점)는 3.35. NC의 시즌 기록(4.21)보다 훨씬 낮아지는 셈이다.
하지만 김태군의 부담이 이토록 큰 것은 긍정적인 그림만은 아니다. 유영준 단장은 "시즌을 치르며 잔부상 없는 선수는 없다지만 김태군은 얘기가 달랐다. 몸 맞는 공이나 폭투로 인한 블로킹 탓에 몸이 성할 날이 없었다"라며 "최근 편도선이 부어 고열에 시달렸다. 팀 사정상 휴식을 못 줘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 미안했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그는 "시즌이 한두 경기 남은 건 아니지 않나. 당장 백업 포수가 급했기 때문에 데려온 것이다. 미래만을 위한 포석은 아니라는 의미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NC는 1일 창원 KIA전에 앞서 김종민을 1군에 등록시킬 예정이다.
현재를 대비한 건 kt 역시 마찬가지. kt는 올 시즌 초 '셋업맨' 장시환을 내주고 오태곤과 배제성을 받아왔다. 배제성이 영입 직후 추격조로 제 역할을 다하고는 있지만 리그에서 손꼽히는 셋업맨이었던 장시환의 부재는 아쉽다. kt는 강장산을 불펜 투수로 먼저 기용할 예정이다. 임종택 kt 단장은 OSEN과 통화에서 "보직이야 김진욱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문제다. 하지만 불펜으로 먼저 활용한 뒤 선발 가능성을 점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결국 마지막 단계에서는 선발 전환을 생각한다는 의미. kt는 올 시즌 라이언 피어밴드-돈 로치-고영표로 이어지는 3선발까지 든든하다. 하지만 정대현, 홍성용, 정성곤 등이 나선 4~5선발은 누구 하나 돋보이지 못했다. 때문에 강장산 영입으로 미래의 4~5선발 후보를 얻었다는 이야기다. 이어 임 단장은 "퓨처스 팀에 보내려고 데려온 선수는 아니다. 등록일은 확실치 않지만 1군에서 모습을 보이는 게 오래 뒤는 아닐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 막내들이 꿈꾸는 리그의 상향평준화
kt는 2015년 1군 진입 이후 벌써 여섯 번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NC와는 두 번째다. 2015년 6월, kt는 NC에 포수 용덕한을 내주고 투수 홍성용, 외야수 오정복을 받아왔다. 기존 팀에서 잉여 전력이었지만 유니폼을 갈아입고 1군에서 쏠쏠히 활약했던 이들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 있는 '윈윈 트레이드' 사례로 꼽힌다.
트레이드를 주도한 양 팀 단장들도 이 점을 기억하고 있었다. 유영준 단장은 "올 시즌 우리 팀의 두 번째 트레이드다. 그러나 앞으로도 열려 있다. 우리가 필요한 부분과 상대의 요구가 맞는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선수들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유니폼을 갈아입는 게 '좋은 일이 일어날 기회'가 된다면 구단에서도 양보할 부분은 있다"라고 주장했다.
임종택 단장 역시 마찬가지. 임 단장은 "트레이드는 전력에 필요한 부분을 메꿀 가장 좋은 수단이다"라며 "활발한 트레이드는 리그의 상향평준화에 도움이 된다. 우리 팀은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KBO리그는 '부메랑'을 이유로 트레이드를 주저하는 분위기였다. 트레이드로 선수를 내보냈을 때 그 선수가 잘하기라도 할까 두려워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조금씩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선수 입장은 물론 리그 전체를 생각하는 분위기가 조금씩 퍼지고 있다. 이는 적극적으로 트레이드를 이끌어 온 '막내' NC와 kt의 공이 컸다.
막내들이 또 한 번의 윈윈 트레이드 사례를 만들며 리그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까. 관심이 집중된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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