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아시아 무대서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단순히 올해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행보도 더욱 부담스러울 전망이다.
제주는 지난 5월 31일 일본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에서 우라와 레즈(일본)에 0-3으로 패했다. 1차전서 홈 경기서 2-0의 승리를 거두며 유리한 입장에 있던 제주는 원정서 3골을 내주며 1, 2차전 합계 2-3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K리그 팀 중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했던 제주마저 이날 우라와에 발목 잡히면서 올해 ACL 정상에 도전했던 K리그 팀들은 모두 탈락하게 됐다.
홀로 16강에 오른 제주는 다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K리그 클래식에서 2위에 올라있지만 경험이 적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원정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홈에서 거둔 대승의 기운을 이어가지 못했다.
2009년부터 32개팀 참가로 확대된 ACL에서 K리그는 꾸준히 4개팀이 조별리그에 참가했다. FC 서울과 울산 현대, 수원 삼성은 이미 조별리그에서 떨어졌고 제주마저 16강에서 낙마해 8강부터는 K리그 팀들이 자취를 감춘다. 확대된 ACL에서 K리그 팀들의 8강 이전 전멸은 올해가 처음이다.
결론만 생각한다면 2009년 이후 가장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가 2015년 전북 현대의 8강 진출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 성적도 거두지 못했다. 착실하게 준비했다는 제주도 무너졌다.
우선 전북이 AFC 징계로 인해 이번 대회 출전하지 못하면서 K리그팀들의 ACL 부진이 전망됐다. 특히 울산은 갑작스럽게 출전하게 되면서 시즌 초반 완전히 팀이 흔들리기도 했다.
결국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최악의 결과를 맞이한 것이다. 문제는 올해의 부진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점이다.
K리그는 몸집 줄이기에 노력 중이다. 모기업에 대부분의 예산을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행보다. 반면 중국은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자해 아시아 정상 등극을 노리고 있다. 일본도 구조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며 팀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단순히 돈으로 해결하지 않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새로운 반등 기회를 만들고 있다.
그 결과 K리그가 쓴 맛을 보는 사이 일본과 중국이 동아시아에 배정된 4장의 준준결승행 티켓을 나눠가졌다. 일본은 우라와와 가와사키가 8강에 갔다. 중국에선 상하이 상강이 선착했다. 나머지 한 장도 자국 클럽에게 돌아간다.
내년 전북이 다시 ACL에 진출하더라도 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K리그 최고팀인 전북이지만 항상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K리그 팀들의 분전이 없다면 분위기도 함께 가라앉을 수 있다.
그리고 중국처럼 막대한 금액 투자가 어렵다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프로축구만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단순히 아시아 무대를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팀의 전반적인 변화를 위해 절실하다. 만약 현재 상태로 그저 이어진다면 아시아 무대에서이 K리그 팀들의 부진은 계속된다. 또 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의 K리그 인기의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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