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최근 뒷심이 강해지고 있다. 지는 경기를 뒤집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지난 30일 NC와의 마산경기에서 넘어간 경기를 뒤집는 힘을 보였다. 3-7로 패색이 짙은 8회초 2사후에 김선빈, 최원준, 김민식, 서동욱, 버나디나가 연속 안타를 터트려 동점을 만들었다. 9회초에도 연속안타와 내야땅볼과 외야희생플라이를 곁들여 기어코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날은 올들어 가장 짜릿한 역전 승리였다. 그것도 NC의 최강 불펜진을 상대로 역전극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IA는 앞선 28일 롯데와의 광주경기에서도 끌려가던 경기를 동점을 만들고 연장 11회 최원준의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역전승을 올렸다. 완전한 전력이 아닌데도 2경기 연속 역전의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 KIA는 역전승 1위(17승)에 올라있다. 2위 넥센(12승)에 비해 다섯 번이나 더 많다. 그러면서도 역전패는 리그 8위(7패)이다. 그동안 KIA는 초반 실점하면 그대로 지는 경기가 많았다. 작년만해도 역전승은 30번(8위), 역전패는 36번으로 세 번째로 많았다.
역전승이 많은 것은 기본적으로 K5 선발진이 평균 6이닝을 소화하면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힘에 있다. 35번으로 압도적인 1위이다. KIA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3.45(1위)이다. 선발투수가 실점이 많지 않다는 것은 지더라도 크게 지지 않는다는 말이고 뒤집을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여기에 득점권 1위(.296)의 응집력있는 타선으로 빅이닝과 다득점을 자주 만드는 힘에 있다. KIA가 가장 달라진 모습이 바로 찬스가 생기면 상하위 구분없이 터진다는 점이다. NC전 8회초 2사후 5연속 안타는 KIA 공격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방증하고 있다.
다시 힘을 내고 있는 이명기, 4번 타자로 절대적 존재감을 자랑하는 최형우, 뒤를 받치는 안치홍 김선빈 등이 모두 득점권에서 강한 타격을 하고 있다. KIA는 홈런은 42개로 1위 SK(83개)의 절반에 그치지만 당당히 득점 1위(282점)를 달리고 있다. 2위 넥센보다 17점이 많다.
특히 1번 타자 버나디나는 5월에만 3할3리를 기록하며 리드오프 노릇을 충실히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졸 2년차 최원준이 가세해 타선의 연결이 매끄러워졌다. 이범호, 김주찬, 김주형, 신종길이 전선에서 이탈했는데도 응집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아울러 득점 응집력에는 발빠른 주자들도 기여하고 있다. 주전들인 이명기, 김선빈, 안치홍에 백업요원인 김호령, 이진영, 고장혁, 최원준까지 원히트 투베이스(안타 하나에 2개의 루) 능력이 탄탄해졌다. 적절한 대주자 기용과 작전 구사력도 좋아졌다. 도루수는 많지 않지만 한 점 야구에 강해졌다.
역전승이 많아지면 선수들의 자신감도 커진다. 역전패가 단순히 1패 이상의 악영향이 있다면 역전승은 1승 이상의 긍정적인 효과를 갖는다. 지고 있더라도 한번에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은 결국 경기력으로 나타난다. 1위를 질주하는 KIA가 요즘 그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