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이오닉 PHEV, ‘4 in 1’ 멀티플레이어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05.31 09: 23

‘가장 현실적인 미래차.’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결합한 형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두고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장 이광국 부사장은 이렇게 표현했다. 미래를 지향하지만 현실에서 가장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이라는 브랜드로 친환경 미래자동차에 대응하고 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서부터 시작해서 아이오닉 일렉트릭, 그리고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차례대로 내놨다. 순서적으로도 ‘아이오닉 PHEV’가 맨 나중인 이유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골격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만 있으면 전기차의 장점과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아이오닉 PHEV’에는 미래의 자동차가 지향하는 자율주행 시스템과 주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스포츠 모드’까지 넣었다. 

최근 시승한 ‘아이오닉 PHEV’는 미래 자동차가 지향하는 4가지 속성, 즉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스포츠 세단, 자율주행의 재미를 한 차에 담고 있었다. 
▲‘아이오닉 PHEV’는 전기차다
미래 자동차의 대세가 순수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보장은 아무도 못한다. 태양열에서 에너지를 얻는 방식일 수도 있고, 수소 연료에서 동력을 찾은 방식일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이든 공통적인 것 하나는 ‘배터리’다. 어디서 전기를 얻어내느냐만 다를 뿐, 얻어낸 전기를 배터리에 모았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방식은 동일하다. 물론, 지금까지 개발 되지 않은 전혀 새로운 방식의 에너지원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런데 현실세계에서의 휴대용 전기제품은 ‘충전-방전-충전’의 루틴을 따르지 않는다. 충전(방전)-충전(방전)-충전(방전) 식이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을 예를 들 수 있다. 한때 착탈식 배터리를 쓰는 방식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일체형 배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여건이 되는 공간에만 도달하면 배터리 잔량이 많건 적건 충전부터 한다. 
결국 전기자동차가 상용화가 되려면 이런 방식이어야 한다. 차를 세우는 모든 공간에 충전 시스템이 설치 돼 있고, 차를 세운다는 건 곧 충전을 의미하는 개념이 성릴 될 때 진정한 전기차 시대는 왔다고 볼 수 있다. 
한번 충전 후 얼마나 달릴 수 있느냐는 건 용량의 문제다. 배터리를 키우면 더 오래 달릴 수 있지만 그 경우 배터리 중량으로 인해 효율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은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접점을 찾기 위해 연구를 했다. 
그 결과 얻어낸 수치가 ‘40km’다. 한번 충전으로 40km를 달릴 수 있으면 출퇴근이나 일상 주행에서 큰 불편함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고 판단 내렸다. 출퇴근이라 쇼핑, 자녀 통학 등으로 하루 주행거리가 40km 안쪽인 운전자들은 집에 충전시스템만 있으면 휘발유나 경유를 쓰지 않고도 생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아이오닉 PHEV’도 이 기준에 맞춰 개발 됐고, 1회 충전 후 전기모드로만 달릴 수 있는 거리가 46km가 되도록 설계했다. 8.9kWh짜리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와 44.5kW짜리 전기 모터가 만들어내는 결과다. ’아이오닉 PHEV’는 전기 모드(EV)가 우선 적용 되고 배터리 잔량이 기준 이하일 때, 또는 운전자가 강제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드(HEV)를 선택할 때만 하이브리드 차로 변신한다. 때문에 ‘아이오닉 PHEV’는 적어도 주행거리 46km 이내에서는 기름 한방울 쓰지 않아도 되는 전기차다. 
▲‘아이오닉 PHEV’는 하이브리드차다
다시 스마트폰을 예를 들어보자. 전기를 공급받을 콘센트를 만날 수 없는 날이 있다. 등산이나 레저 활동을 한다거나, 대중교통으로 장거리 여행을 떠난다거나, 아니면 하루 종일 거래처를 왔다갔다해야 하는 외근이거나 할 때는 충전할 방법이 없다. 이 경우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보조배터리를 챙긴다.  
전기차는 어떨까? 충전 인프라가 열악하기 때문에 대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하더라도 장거리 여행은 불안하다. 스마트폰처럼 보조 배터리를 챙길 수도 없다. 이럴 때 제시 되는 현실안은 연비 좋은 차다. 
‘아이오닉 PHEV’는 기본적으로 하이브리드차다. 그 어떤 차종보다 연비가 뛰어나다. 연비가 휘발유 기준 20.5km/ℓ, 전기 기준 5.5km/kWh다. 
시승을 시작할 때 배터리 용량이 30%정도만 남아 있어 첫 날 시승에서 전기를 다 썼고, 이튿날부터는 하이브리드로만 운행했다. 차를 반납할 때 계기반에 기록 된 트립상 평균 연비는 25.2km/ℓ가 찍혀 있었다. 평균 35km/h의 속도로 168.9km를 달려 얻은 평균 연비다. 계기반에는 휘발유로 달릴 수 있는 잔여 거리가 693km로 나와 있었다. 달린 거리와 달릴 수 있는 거리를 합하면 861.9km다. 완충 된 상태였으면 900km는 족히 나올 법했다.  
▲‘아이오닉 PHEV’는 스포츠세단이다
경제성만 앞세워 차를 몰다보면 운전하는 재미가 반감 될 수 있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이를 고려해 가끔씩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놨다. 강제 ‘스포츠 모드’와 패들시프트, 그리고 D컷 스티어링 휠이다. 
변속기를 운전자쪽으로 젖히면 강제 스포츠모드가 실행 된다. 일반차에서 자동변속기를 수동변속기로 전환할 때처럼 살짝 옆으로 밀면 된다. 느슨하던 하체가 딴딴해지면서 액셀에도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시골 운동회에서 예정에 없이 달리기를 하러 나온 아저씨처럼, 허리띠를 졸라매고 바짓가랑이도 동동 걷어올린 형상이다. 차체는 바닥을 지향하며 움직임이 날렵해졌다. 그 기세면 시속 200km 주파도 수월해 보였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의 신형 카파 1.6GDi 엔진은 최고출력 105ps, 최대 토크 15.0kg·m를 낸다. 여기에 필요에 따라 전기 모터도 가담한다. 44.5kW의 모터를 환산하면 최고 출력 60.5ps, 최대 토크 17.3kgf·m이 되고 둘을 합산한 시스템 최대 출력은 141ps, 최대 합산토크는 27kgf·m이 된다. 역동적인 주행에 모자람이 없는 여건이다. 
평균 연비는 25.2km/ℓ는 간간이 스포츠 모드로 주행을 해가면서 얻은 수치다. 
▲‘아이오닉 PHEV’는 반자율주행차다 
미래형 자동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자율주행이다. 운전자를 운전대로부터 완전 해방시키는 게 궁극적인 목표이기는 하겠지만 아직은 진화과정 중에 있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과도기에 필요한 반자율주행 요소들을 갖추고 있었다. 
전방 카메라를 이용해 차선을 감지하고, 스티어링 휠을 제어해 차선을 유지하도록 보조하는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KAS)’은 조향에 상당 수준으로 개입하고 있었다. 자유로의 구간단속 구간 정도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앞차를 자동으로 인식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장치)’을 지정하자 운전자는 운전대에 가볍게 손을 올려 놓는 일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차량 혹은 보행자와의 충돌이 예상되면 운전자에게 경보 후 브레이크 작동을 보조하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도 있어 미래를 지향하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담고 있었다. 물론 ‘현대 스마트 센스’라 불리는 자동화 기반의 지능형 안전 기술들은 옵션 품목이기는 하지만 아이오닉 플러그인에 장착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상징성이 크다. 
순수 전기차에 비해 금액이 적기는 하지만 정부 보조금 500만 원도 구매자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N트림이 3,230만 원, Q트림 3,410만 원이지만 정부 보조금 500만 원을 반영하면 N트림 2,730만 원, Q트림 2,910만 원이 된다. 최초 구매자에 대한 배터리 평생 보증, 하이브리드 전용부품 10년 20만km 무상 보증 제도도 눈여겨 볼만 한 유인책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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