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인터뷰] '4연승' 켈리 "'켈크라이'보다 '켈스마일'이 좋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31 09: 19

"이제 '켈스마일'이라고 불러달라. 그 별명이 더 끌린다."
SK의 '에이스' 메릴 켈리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선발등판, 6이닝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켈리는 이날 경기 전까지 10경기에 선발등판해 65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3패 평균자책점 4.27을 기록 중이었다. 이날 호투로 시즌 5승을 달성했다. 최근 4연승.
올 시즌 초까지만 해도 켈리의 별명은 '켈크라이'였다. 켈리와 cry(울다)의 합성어. 본인의 호투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사례가 많아 붙은 별명이다. 그는 지난 시즌 33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선발투수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기록. 평균자책점은 3.69로 전체 5위였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도 22회로 많았다. 그러나 승수는 단 9승에 불과했다. 전체 20위. 시즌 막판 10승을 채우기 위한 눈물겨운 도전이 펼쳐졌다. 켈리는 9월 6일 KIA전서 승리투수가 된 후 네 경기에 더 선발등판했다. 켈리는 그 네 경기서 26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하지만 승리가 없었다. 네 번의 도전 끝에도 시즌 10승 달성에 실패한 것이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그러한 흐름은 반복됐다. 개막 후 세 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음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개막 첫 승은 지난달 18일 넥센전서 뒤늦게 나왔다.
하지만 요즘은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다. 켈리는 5월 다섯 경기에 등판해 4승을 챙겼다. 패전은 없었다. 켈리의 5월 평균자책점은 3.00. 4월(5.01)보다 훨씬 빼어났다. 특히 지난 24일 롯데전서 7이닝 5실점으로 뭇매를 맞았음에도 패전을 면한 점이 돋보였다.
켈리는 30일 수원 kt전 종료 후 "최근 야수들이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투수로서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으면 뽑을수록 좋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득점 지원보다 그 '콤비네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라고 밝혔다.
켈리는 최근 '인-아웃'을 강조한다. 스트라이크존에 한두 개 정도 빠지는 공을 뺐다가 다시 집어넣는, 제구로 승부한다는 의미다. 켈리는 "타자들을 방해하는 게 내 목표다"라며 인-아웃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시즌 31경기에서 9승8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한 켈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커터를 연마했다. 그리고 재미를 쏠쏠히 보고 있다. 특히 30일 경기에서는 전체 93구 중 17구를 커터로 택했다. 켈리는 "'나쁜 타구'를 만드는 게 내 역할이다. 커터 하나가 추가되면서 타자들을 상대할 때 선택지가 다양해졌다"라고 밝혔다.
켈리는 이날 경기까지 71⅓이닝에서 81탈삼진을 기록했다. 이 페이스대로면 올 시즌 205⅓이닝에서 233탈삼진을 기록하게 된다. 200탈삼진 페이스. 켈리는 이에 대해 "신경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그저 타자들을 방해하는 게 목표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제는 켈크라이 대신 켈스마일이라고 불리는 켈리. 그는 "켈크라이라는 별명을 어찌 모르겠다"라고 언급한 뒤 "이제는 켈스마일이라고 불리고 싶다. 웃는 게 좋은 거 아닌가"라고 진중하게 답했다.
어느덧 KBO리그 3년차다. SK는 물론 KBO리그에도 조금씩 족적을 남기고 있는 켈리다. 그는 '장수 외인'에 대한 생각에 "욕심이 난다"라고 답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활짝 웃는 켈리를 자주 볼 수 있다는 건 SK가 그만큼 경기에서 짜릿한 승리를 많이 따낸다는 의미다. 팬들은 켈리의 미소만을 보기 원할 터. 켈리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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