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선빈은 최근 2경기 동안 무려 고의사구 4개를 얻어냈다. 모두 승부처의 상황이었고 김선빈의 뒤에 자리 잡은 타자(최원준)의 존재감이 빈약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선빈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와 위엄을 끌어올리는 성적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김성빈은 지난 28일 광주 롯데전, 7회와 9회, 그리고 11회에 고의사구 3개를 얻어냈다. 3타석 연속으로 고의사구를 얻어내는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더군다나 김선빈은 하위 타선에 위치한 선수였다. 아울러 지난 30일 경기, 9회 초에도 김선빈은 1사 1,2루에서 고의사구를 얻어내 출루했다. 2경기 동안 4번의 고의사구를 기록했다.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부분이지만, 김선빈이 고의사구를 생각나게 하는 이미지는 아니다. 하지만 김선빈은 성장했다. 상대가 두려워 할 만 한 기록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강한 이미지를 상대에 심어주고 있다.
김선빈은 올해 9번 타순에서 가장 많은 85타석(76타수)에 들어섰다. 2번(61타석 57타수)과 7번(37타석 29타수) 타순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중심 타순이라고 볼 수 있는 3번(1타석), 6번(5타석)에 들어선 빈도는 떨어졌다.
그러나 그는 중심타자에 준하는 성적을 남기고 있다. 팀이 치른 51경기에 모두 출장해 타율 3할5푼5리(169타수 60안타) 1홈런 30타점 26득점 OPS 0.851의 기록. 특히 득점권 타율에서 독보적인 기록을 남기고 있다. 득점권에서 팀 내 1위인 4할4푼2리(78타수 34안타)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kt 유한준(.525), 한화 김태균(.463)에 이어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그만큼 김선빈은 누상에 주자가 있을 경우 위협적인 타자가 됐다.
긴장감이 가득한 상황이지만 김선빈은 이 상황들을 즐기고 있다. 그는 “득점권에서 타점을 올리는 것이 재미있다”고 답했다. 계기는 지난 상무에서 보낸 2년의 시간이었다. 김선빈은 “군대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2년 동안 실패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으니 이영수 타격코치님의 도움을 받아 하고 싶은 타격들을 마음껏 해봤다”면서 “군대 이전에는 밀어치는 타격을 주로 했는데, 당겨 치는 타격도 많이 하면서 타격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그래서 더욱 기회에서 즐겁게 마음먹고 타격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마음가짐의 변화가 더욱 성장하게 했고, 고의사구까지 받는 타자로 거듭났다.
최형우가 합류하면서 타선 자체가 강해져 김선빈이 타선의 우산효과를 받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김선빈은 주위 상황과는 관계없이 자신에게 씌워진 편견과 스스로를 옭아맸던 마음가짐을 변화시켰다. 그 결과 더욱 무서운 ‘작은 거인’으로 변모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