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19)는 침착했다. 바르셀로나 후베닐 A에서 뛰며 각광을 받고 있는 이승우는 끊임없이 선수들을 독려했다. 다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경쟁은 계속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한국 대표팀은 3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포르투갈과 16강전서 측면 수비가 무너지며 1-3으로 패배했다. 이번 대회 내심 4강을 노리던 신태용호는 녹아웃(Knock Out) 스테이지 첫 경기에서 패배하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쓸쓸하게 대회를 떠나게 됐다.
특히 이승우는 조별리그에서 스리톱 공격전술의 왼쪽 측면을 맡아 중앙과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며 역습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은 조별리그와는 달랐던 공격 전형의 영향으로 인해 효율적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결국 이승우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 3경기서 이승우는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했고 포르투갈전에서도 이승우는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대다수 선수들이 포르투갈의 조직적인 수비에 꽁꽁 묶였지만 이승우는 분명 달랐다. 이승우는 돌파를 시도했고 프리킥을 얻어냈다. 몸을 던지며 얻어낸 결과였다.
"상대 팀들과 비교해 우리는 소속 팀 출전 횟수가 적은 선수들이 많았다. 그래도 짧은 기간 동안 경기력을 끌어올린 것"이라 언급한 이승우는 "나를 포함해 모두가 소속 팀으로 돌아가 경기를 많이 뛰어야 한다. 더욱 성장해서 나중에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했다.
또 이승우는 "아쉽고 후회되는 게 많다. 우리를 이긴 포르투갈이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면서 "졌지만 아직 나에겐 꿈이 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게 남자"라며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승우의 20세 이하 월드컵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움직임이 제한됐다. 물론 전술적 변화에도 어느 정도는 제 몫을 해냈다. 자연히 A 대표팀 승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받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NO"였다.
따라서 포르투갈전에서 이승우의 활약은 한국에 가장 필요한 요소였다. 기니 및 아르헨티나전을 통해 이미 자신의 기량을 뽐낸 이승우는 체력 저하로 인한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소속팀인 바르셀로나로 돌아가도 경쟁을 펼쳐야 한다. A 대표팀 승선 가능성도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감각을 익혀야 한다. 분명 이승우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지만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경기력은 보이지 못했다.
이승우는 "지금은 이적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지금 있는 팀에서 끝까지 도전하겠다"며 바르셀로나에서 반드시 1군에 데뷔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 10bird@osen.co.kr
[사진] 천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