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너먼트 악몽 재현...'난 놈' 신태용의 못다 한 꿈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5.31 06: 05

'난 놈' 신태용(47) 감독이 올림픽에 이어 U-20 월드컵 무대에서도 토너먼트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30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서 열린 포르투갈과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16강전서 1-3 패배를 당했다.
한국의 도전도, 신태용 감독의 꿈도 토너먼트 첫 판에서 막을 내렸다.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기니와 조별리그 한 조에 속해 2승 1패로 올라간 16강이었기에 탈락의 아쉬움은 더 진했다.

신태용 감독은 1년 전 23세 이하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다. 손흥민, 석현준, 장현수 등 와일드카드와 권창훈, 황희찬 등 역대급 멤버를 앞세워 조별리그서 승승장구했다. 
독일, 멕시코, 피지와 한 조에 포함된 한국은 역대 최고 성적인 2승 1무로 8강에 올라 한국은 물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약체로 여겨졌던 온두라스와 8강전서 역습 한방에 무너지며 4강행의 꿈을 접어야 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해 11월 A대표팀 코치직을 내려놓고 U-19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소방수로 등장해 짧은 시간 동안 U-20 월드컵을 준비해왔다. 공히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월드컵 개막까지 남은 기간은 반 년에 불과했지만 신 감독은 특유의 '친형 리더십'을 앞세워 리틀 태극전사들과 간극을 좁혔다.
전술적 유연성은 신태용 감독을 더욱 빛나게 했다. 아디다스컵 U-20 4개국 축구대회와 평가전 등 공식적으로 치른 다섯 차례 모의고사서 팔색조 전술을 선보였다. 의미 있는 실험은 중요한 순간 빛을 발했다. 조별리그 2차전서 스리백을 내세워 대회 최다 우승국인 아르헨티나를 잡았다. 3차전에선 비록 잉글랜드에 패하긴 했지만 3-5-2를 실험하며 16강 상대인 포르투갈전을 준비했다.
명과 암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지나친 전술 변화가 화를 불렀다. 신태용 감독은 포르투갈전서 주전술인 4-3-3 대신 4-4-2를 가동했다.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기 위한, 안방에서 세계 강호와 정면 출동하기 위한 전술적 변화였지만 그 '생소함'에 적응하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신태용 감독은 "상대 두 명의 스토퍼가 제공권이 좋았지만 침투에 약했다. 조영욱 혼자보다는 하승욱이 협공하는 것이 좋은 기회를 만들 것 같아 4-4-2를 썼다"면서 "안방서 팬들을 위해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세계 대회서 성적을 내기 위해 수비 축구로 1-0으로 이길 수도 있다. 그러나 포르투갈이라는 세계적인 팀과도 대등하게 싸우는 게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신태용 감독의 이번 대회 목표는 최소 8강 혹은 4강 그 이상이었다. 선수들도 하나같이 4강 또는 우승을 외쳤다. 조별리그까지는 그 기운이 대단했지만 애석하게도 최종 결과는 '토너먼트 악몽' 재현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천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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