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넥센-LG전을 앞둔 잠실구장. 히메네스(29, LG)는 수비 훈련을 마치고 타격 훈련을 준비 중이었다. 헬멧과 장갑을 챙기던 히메네스는 손으로 눈가를 비볐다. "울지 마"(Don't cry)라고 농담을 건네자 히메네스는 "안 울어, 왜 울어"라고 말하며 "나 멘탈 강해. 괜찮아"라고 웃으며 답했다. 마치 최근 타격 부진으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는 것 같았다.
히메네스는 4번 타순에서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성적은 타율 2할7푼9리 7홈런 30타점이다. 5월초에는 3할 초반의 타율이었으나 점점 타율이 내려가고 있다. 최근 6경기는 타율 2할(20타수 4안타)이다.
찬스에서 해결사가 되지 못하는 것이 크다. 4월까지 23타점을 올린 히메네스는 5월 23경기에서 7타점이다. 최근 10경기에서는 1타점 뿐이다. 득점권 타율도 떨어지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주 히메네스의 부담을 덜어주려 6번과 7번 하위타순으로 내려줬으나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30일 넥센전에서 히메네스는 다시 4번타자로 출장했다.
1-2로 따라간 6회 1,3루 찬스에서 넥센 선발 브리검의 초구를 끌어당겼는데, 타구가 3루수 정면으로 날아가 2루-1루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잘 때린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날아가는 불운이었다. 히메네스는 전날까지 주자 1,3루 상황에서 8타수 4안타 3볼넷 1희생플라이 5타점을 기록했다. 괜찮은 성적이었다. 그러나 하필이면 이날 결정적인 1,3루 찬스에서 처음으로 병살타가 나왔다.
그 결과 5월 15일 이후 히메네스는 득점권에선 11타수 2안타(타율 0.182)가 됐다. 이 기간 주자 있을 때는 24타수 4안타(타율 0.167)로 부진하고, 주자 없을 때는 20타수 7안타(타율 0.350)로 괜찮은 성적이다.
히메네스가 하위타순으로 내려갔을 때 4번으로 양석환이 맡았다. 그러나 4번의 임무에 부응하지 못했다. 마땅히 4번을 칠 다른 타자도 없는 상황, 히메네스가 스스로 부진에서 벗어나야 한다.
LG는 최근 6연패에 빠지면서 공동 4위까지 밀려났다. 6연패 기간에 경기 당 2.5득점에 그치고 있다. LG 선발 투수가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해도 패전 투수가 될 정도다. 4번타자 히메네스가 '히요미'가 되어야 LG가 반등할 수 있다. 과연 언제쯤 히메네스가 해결사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