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가이’ 김성욱, 달의 믿음 증명해야 할 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5.31 05: 51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외야수 김성욱(24)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지난 30일 마산 KIA전에서 김성욱의 활약상은 그런 김경문 감독의 기대와 믿음을 고스란히 증명해 낸 하루였다.
김성욱은 NC의 창단 멤버 중 한 명이다.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2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에 지명됐다. 지명순위에서 보듯 김성욱에 대한 기대는 충분했다. 강한 어깨와 일발 장타력, 스피드와 수비력, 정확성까지. 흔히 말하는 ‘5툴 플레이어’에 근접한 선수였고, 재능으로 똘똘 뭉친 ‘툴가이’였다. 다만 김성욱이 가진 툴과 잠재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박민우, 나성범 등과 입단 동기이지만, 이 둘에 비해 현재 김성욱의 입지는 탄탄하지 않다.
2015시즌부터 1군 경기 출장을 늘려갔고, 지난해 준주전급으로 활약하며 타율 2할6푼5리 15홈런 51타점 OPS 0.801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활약상과 보유한 툴에 더한 잠재력, 김경문 감독의 세대교체 의지로 올 시즌 주전 중견수로 낙점 받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 침체기를 겪으면서 현재는 이종욱에 주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올 시즌 성적은 40경기 타율 1할8푼9리 홈런 없이 5타점에 불과했다.
그러나 김성욱이 언젠가 해줘야 할 선수라는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는 변함없다. 풍부한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자신감을 되찾게 만드는 것이 김 감독 본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현재 (김)성욱이가 안 맞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경기는 참고일 뿐이고, 앞으로 남은 경기가 중요하다"면서 "분명 성욱이는 좋아지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다. 성욱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잠재력을 끌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침 나성범이 수비 도중 손목 부상을 당하며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 왔고, 김경문 감독은 다시 김성욱에게 눈길을 돌렸다. 결국 지난 30일 경기, “책임감 있고 집중력 있게 하라고 중심 타선에 배치시킨다”고 말하며 김성욱을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이날 김성욱은 말 그대로 물이 오른 감각을 선보였다. 김성욱은 0-1로 뒤진 1회 첫 타석부터 방망이에 온 힘을 집중시켰다. 1회말 1사 2루에서 맞이한 김성욱은 임기영을 상대로 1-1로 균형을 맞추는 좌익선상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3회말 두 번째 타석 역시 알토란같았다.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맞이한 3회말, 무사 2루에서 김성욱은 다시 한 번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2-3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후 박석민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을 밟았다. 3-3 동점을 만드는 득점이었다.
5회말 3번째 타석에서도 김성욱은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올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승부의 분수령이 된 7회말. 팀은 박민우의 희생플라이로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2사 1루의 상황. 김성욱은 여기서 흐름을 끊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안타를 터뜨리며 올 시즌 첫 4안타 경기에 성공했다. 이 안타는 결국 NC의 공격 흐름을 연결시켰고, 스크럭스의 사구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이호준의 2타점 적시타로 이어지게 했다. 시즌 첫 4안타 경기의 맹활약.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 완벽하게 부응하는 맹타를 휘두른 것. 주루에서는 한 차례 도루 실패가 있었지만 수비에서는 특유의 강견을 뽐내며 누상에 있던 주자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다만, 팀이 7-9로 역전패를 당하며 김성욱의 활약은 빛이 바랬다.
분명 이날 활약은 김성욱이 가진 잠재력을 다시 확인했던 하루였다. 지난해 역시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신뢰를 얻으며 기회를 잡았고 성과를 냈다. 김경문 감독은 다시 한 번 김성욱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 30일 경기처럼, 이제 김성욱은 ‘달의 믿음’은 결코 과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낼 차례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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