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를 해야할 이승우와 패스를 넣어야 할 백승호에게 공간은 없었다. 결국 한국도 둘의 활약이 흐지부지되며 16강서 탈락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한국 대표팀은 3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포르투갈과 16강전서 측면 수비가 무너지며 1-3으로 패배했다. 이번 대회 내심 4강을 노리던 신태용 호는 녹아웃(Knock Out) 스테이지 첫 경기에서 패배하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쓸쓸하게 대회를 떠나게 됐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4-4-2의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스리톱 시스템의 공격수와는 조금 다른 역할이었다. 따라서 둘은 많은 활동량이 필요했다.
경기는 잘 풀리지 않았다. 포르투갈이 우선 수비에 힘쓰며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 한국은 개인기가 좋은 왼쪽 측면의 이승우를 바탕으로 공격을 펼쳤다. 몇 차례 날카로운 전진패스가 나왔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시간이 지나며 이승우는 후방까지 내려왔다. 볼배급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 갑작스러운 이동이 아니라 포르투갈의 압박이 심했기 때문에 이겨내지 못했다. 오른쪽의 백승호도 마찬가지였다. 볼을 잘 지켜내며 동료들에게 패스 기회를 엿봤지만 상대 수비에 막혔다. 이중으로 그를 감싸면서 축구를 펼쳤다. 이승우는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등 반전 기회를 노렸지만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다.
물론 측면 미드필더라고 해서 사이드만 지키는 것이 아니었다. 백승호는 하승운-조영욱과 포지션 체인지를 펼쳤고 이승우는 중앙으로 내려와 볼배급도 펼쳤다.
문제는 오프 사이드가 너무 많이 일어났다. 한국은 포르투갈 수비를 뚫기 위해 중앙 돌파를 여러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템포가 맞지 않았다. 이승우는 중원에서부터 볼을 끌고 올라왔기 때문에 상대의 집중견제를 받았다. 결국 돌파를 펼치더라도 문제가 많았다. 공간이 생기지 않아 이승우가 활약할 공간이 없었다.
백승호는 전반 34분 상대 파울로 얻으낸 프리킥을 문전으로 날카롭게 올렸다. 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승우는 개인 돌파를 통해 파울을 얻어내며 한국의 공격 전반을 이끌었다.
돌파를 시도해야 할 이승우와 패스를 연결해야 할 공간이 없었다. 투톱 공격진을 앞세운 전술에서 날카로운 움직임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상대 수비는 겹겹이 이승우와 백승호를 감싸면서 공격을 사전차단했다. 따라서 둘의 움직임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부담만 더욱 커졌다.
후반서 신태용 감독은 선수교체를 통해 4-3-3 전술로 변경해 경기에 임했다. 그 결과 이승우와 백승호의 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중원을 두텁게 하며 안정감을 찾자 이승우와 백승호는 날카로운 돌파와 패스 능력을 선보였다. 비록 골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전반에 비해 훨씬 안정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둘의 활약도 오래가지 못했다. 포르투갈의 공세를 막느라 힘이 빠진 수비가 느슨한 플레이를 선보이자 곧바로 실점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승우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 조별리그 1, 2차전처럼 돌파에 이어 골을 넣었던 이승우는 후반 17분 문전에서 돌파에 이어 슈팅을 시도했지만 핸드볼 파울로 득점 찬스가 무산됐다.
원활하지 못한 경기로 인해 이승우와 백승호는 결국 침묵했다. 골과 어시스트 배달이 그들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였지만 전술적으로나 선수들의 움직임이 모두 합쳐지지 못했다. 그렇게 둘의 도전은 신태용호와 함께 중단됐다. / 10bird@osen.co.kr
[사진] 천안=이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