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홈런 페이스로 이 부문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는 SK. 그러나 SK에는 대포만 있는 게 아니었다.
SK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을 8-3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메릴 켈리가 6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5승을 신고했다. 타선은 9안타 6볼넷 8득점으로 보조를 맞췄다.
SK는 이날 경기 전까지 팀 82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앞선 43경기서 15홈런을 때려내 이 부문 리그 선두에 올라있는 최정을 필두로 한동민(15홈런), 김동엽(10홈런), 이홍구(9홈런) 등이 매 경기 무력시위를 뽐냈다. 이제 고작 16경기를 뛴 대체 외국인 선수 제이미 로맥마저 7홈런으로 색깔을 같이 했다. 팀 홈런 리그 2위는 48홈런의 삼성과 두산. SK와 34개 차이로 스케일이 달랐다.
그러나 많은 홈런만큼이나 짜임새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SK는 이날 경기 전까지 팀 출루율 3할4푼을 기록 중이었다. 리그 평균(.345)에 미치지 못하는 6위. 자연히 팀 득점도 리그 4위였다. 압도적인 홈런 페이스를 떠올린다면 분명 아쉬움이 남았다.
30일 kt전은 달랐다. SK는 세밀한 야구로 kt 마운드를 괴롭혔다. 선취점은 1회 나왔다. SK는 선두 조용호의 안타와 김강민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최정의 타석, 조용호와 김강민은 나란히 도루를 감행했다. 과감한 더블 스틸. kt 포수 장성우가 급히 2루로 공을 뿌렸지만 여유 있는 세이프였다. SK는 이어 최정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가볍게 선취점을 올렸다.
추가점을 뽑은 3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선두 나주환의 안타가 나왔지만 조용호가 선행주자를 지우며 1사 1루, 김강민이 다시 볼넷으로 기회를 이었다. 여기서 최정의 2루타가 나오며 2루주자가 홈을 밟았다. SK는 제이미 로맥의 볼넷으로 다시 만루 기회를 잡았고 한동민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보탰다. 이어 김동엽의 야수 선택 출루로 또 한 번의 만루를 만든 SK는 이재원의 2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5-0까지 벌렸다.
득점한 두 차례 이닝 모두 희생플라이가 신호탄이었다. 또한 두 번 모두 볼넷을 골라나간 김강민의 집중력도 칭찬할 대목이다.
물론 특유의 '팀 컬러'인 홈런도 빠지지 않았다. 쐐기를 박은 것은 최정의 '한 방'이었다. 최정은 팀이 5-0으로 앞선 5회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포를 그렸다. 볼카운트 1S에서 정성곤이 던진 한가운데 속구(139km)는 최정의 먹잇감이 됐다. 최정의 시즌 16호 홈런이자 세 경기 연속 아치. 홈런 선두를 공고히 하는 한 방이었다.
뒷심도 강했다. SK는 8회 선두 한동민의 볼넷과 김동엽의 안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재원과 김성현이 연달아 범타로 물러나며 흐름이 끊겼음에도 나주환이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로 주자 두 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강점은 살리며 아쉬웠던 짜임새까지 손에 넣은 한 판. SK의 이유 있는 4연승이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