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타자들이 즐비한 SK는 지난해부터 '홈런 공장'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공장장' 최정(30)의 위엄은 굳건하다.
최정은 30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장,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SK는 최정의 맹타에 힘입어 kt를 8-3으로 꺾고 4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초 맹렬한 기세를 뽐내던 최정은 5월초 손가락 부상으로 고전을 맛봤다. 신경의 문제로 손이 저릿한 느낌이 계속됐다. 출장이 쉽지 않은 상황. 5월 2일 문학 한화전 결장을 시작으로 내리 네 경기를 빠졌다. 당시 SK는 1승3패로 부진했다.
결국 최정은 6일 고척 넥센전부터 다시 3번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복귀 직후 예전의 위용을 뽐내지는 못했다. 최정은 6일 넥센전을 시작으로 여덟 경기에서 타율 2할9푼2리(24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언뜻 괜찮아보이는 기록이지만 뜯어보면 얘기는 달라졌다. 최정이 때려낸 7개의 안타 모두 단타. 홈런은커녕 장타 자체가 실종됐다는 건 최정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했다. 타점도 2개에 그쳤다. SK는 이 기간 4승3패1무를 거뒀다.
복귀 후 첫 장타는 홈런이었다. 최정은 19일 NC전에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장해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는데 그 안타가 홈런이었다. 8-1로 앞선 5회 무사 1루서 강윤구를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때려냈다.
그러나 또 다시 장타가 사라졌다. 최정은 NC전 이후 여섯 경기서 타율 1할6푼7리(24타수 4안타)를 기록했는데 안타 네 개 모두 단타였다. 4타점을 올렸지만 이 기간 팀의 2승4패 슬럼프를 막지 못했다. 16경기서 1홈런이 유일한 장타라는 기록은 분명 최정과 걸맞지 않았다.
더 이상 침묵할 최정이 아니었다. 최정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살아났다. 최정은 27일 문학 LG전서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으로 아치를 그렸다. 7경기만의 홈런이었다. 한 번 감을 잡은 최정은 두 경기 연속 아치를 그렸다. 28일 문학 LG전서도 홈런을 추가하며 시즌 15호 대포를 쏘아올렸다.
최정은 이날도 칼을 단단히 갈았다. 첫 타석에서 희생플라이로 선제 타점을 올린 최정은 3회 1사 1·2루서 담장을 원바운드로 때리는 2루타로 한 점을 더 보탰다. 그리고 5회, 선두타자로 나서 좌측 담장을 넘겼다. 볼카운트 1S에서 정성곤이 던진 한가운데 속구(139km)는 최정의 먹잇감이 됐다.
최정은 시즌 초반인 8일 문학 NC전서 한 경기 4홈런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최정은 당시 "시즌 초반에 달성해서 의미가 덜하다. 시즌 중반을 지나고도 팀에 보탬이 되는 한 방을 때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팀이 이제 고작 50경기를 치렀을뿐인데 16홈런이다. 144경기로 단순히 환산해도 46홈런 페이스다.
최정이 바라던 '시즌 막판까지 홈런 페이스 유지'는 이대로라면 충분히 가능할 듯하다. 홈런 선두 최정이 무서운 이유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