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탐구] 예능 야누스, 동엽神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5.30 18: 10

유쾌한 ‘19금’ 농담으로 토요일을 불태우다가도(‘SNL9’), 일요일 밤이 되면 어머니들의 친근한 말동무가 된다(‘미운우리새끼’). 목요일 심야에는 조촐한 술집에서 사람들과 술을 한잔 기울이고(‘인생술집’), 주말 아침을 귀여운 동물들과 함께 연다(‘동물농장’).
면이 다른 두 얼굴로 예능 프로그램을 휩쓸고 있는 방송인 신동엽의 이야기. 완전히 상반되는 두 가지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은 놀랍기까지 하다.
약 26년을 다져온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짓궂은 농담을 던지면서도 상대를 배려하고 ‘선’을 지키는 젠틀한 매력은 전매특허다. 적절한 농담으로 상대방의 긴장을 풀어주고 이야기를 끌어내다가도 불쑥 들이미는 장난으로 순간의 긴장을 불러오며 ‘밀당’하는 스킬도 압권.

이 같은 신동엽의 강점은 스튜디오에서 좀 더 풍성하게 살아난다.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야외 버라이어티보다는 정돈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토크에서 그의 능력이 빛을 발한다. 짜여진 대본과 흐름 속에서 다양하게 변주를 주며 재미를 만들어 가는데, 이 분야에서는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라는 평이 업계 전반에서 나온다.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자신의 캐릭터에도 변화를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tvN ‘SNL 코리아 시즌9’에서는 수위를 넘나드는 야한 농담과 능글맞은 콩트 연기로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하고 있다. 특유의 야릇한 표정과 ‘19금 애드리브’로 젊은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바. 그럼에도 가볍지 않다. 최근 들어 웃음과 풍자로 호평을 받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 크루를 이끌며 프로그램의 중심을 탄탄하게 잡아주는 기둥 역할을 해주고 있다.
불타는 토요일을 보낸 이후에는 훈훈한 모습으로 일요일을 마무리한다.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스타의 어머니들과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따뜻한 소통을 이어간다.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하고, 아들들의 모습에 깊게 공감하다가도 어머니들의 마음을 헤아리려 노력하는 모습이 꽤나 따뜻하게 다가온다.
월요일 밤에는 정의의사도로 변신한다. KBS 2TV ‘대국민 코트쇼-안녕하세요’에서 국민의 고민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함께 걱정을 나누며 소통하고 있는 것. 방송에 출연하는 일반인들이 긴장을 덜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다.
술이 한잔 들어가면 친한 형이자 오빠가 된다. tvN ‘인생술집’에서의 모습은 ‘미우새’와 ‘SNL’의 신동엽을 적절히 섞어놓은 스타일이다. 진지한 이야기에는 함께 귀 기울이고 공감하고 아파하고, 기뻐하다가도 짓궂은 장난과 19금 농담으로 분위기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완급조절한다.
일요일에 만나는 SBS ‘TV쇼 동물농장’에서의 모습은 또 밝고 친숙하다. 주말 아침 프로그램이고 어린이들도 즐겨보는 방송인만큼 좀 더 친근감 있고 활기찬 모습으로 스튜디오를 꾸민다.
야누스 같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음에도 방송과 방송 사이에 전혀 괴리감이 들지 않는 이유는 그가 ‘선’을 아는 신사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에게 ‘최고의 스튜디오 MC’라는 타이틀이 전혀 아깝지 않다. /joonamana@osen.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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