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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의 인디살롱] 김기쁨, 중앙아시아에서 온 소녀의 당찬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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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관명 기자] 살다보면 듣자마자 꽂히는 노래가 있다. 싱어송라이터 김기쁨의 ‘답(Out Of Way)’이라는 노래가 그랬다. 지난 3월 네이버 앨범발매프로젝트 시즌1 후보곡으로 이 노래(데모 버전)를 처음 듣고 당시 ‘심사위원’으로서 기자는 이렇게 심사평을 썼다.

“어라, 혹시, 원석같은 여성솔로의 발견인가? 그리고 걸그룹 센터가 연상되는 이 친숙함의 정체는 뭐지? 처음 만들어본 자작곡이라는데...정말? 즐거운 호기심이 끊이질 않는다. 만약 편곡과 믹싱까지 진두지휘했다면 이 뮤지션은 진정 지니어스다. 가창도 상당히 안정돼 있다. 가사 중 '포커페이스' 이 부분은 상업성을 정면으로 겨냥한 영리한 후크다.”

이 노래 ‘답(Out Of Way)이 30일 낮12시 정식 발매됐다. 네이버 뮤지션리그가 전액 제작비를 지원하는 앨범발매프로젝트 시즌1의 4번째 발매곡이다. 앞서 조이파크의 ‘Celebrate!’, 최재만의 ‘Complicated’, 램즈의 ‘집으로’가 발매됐다. [3시의 인디살롱]에서 음원 발매를 앞둔 이날 오전 김기쁨을 만났다. 중앙아시아에서 무려 15년을 살다온 올해 21세의 꿈많은 뮤지션, 김기쁨 인터뷰, start!

= 반갑다. 처음 노래를 듣자마자 ‘이거다’ 싶더라.

“심사평 잘 봤다.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셨다고 들었다. 고맙다.”

= 그냥 좋았다. 자, 김기쁨이 어떤 뮤지션인지 무척 궁금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아무런 정보가 없다.

“1997년생인데 중앙아시아에서 15년을 살다가 왔다. 지금은 한림대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다.”

= 중앙아시아? 인터뷰가 왠지 산으로 갈 것 같다. 좀더 자세히 얘기해달라.

“한국에서 태어난 지 2개월만에 부모님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으로 가 그곳에서 그리고 옆 나라 키르키즈스탄에서 총 15년을 살았다. 그래서 현지어와 영어, 러시아어를 좀 할 줄 안다. 그리고 6년 전에 다시 한국에 돌아와 고등학교를 다니고 대학에 진학했다. 현재 2학년이다. 아버지가 태권도 사범이셨고 우즈베키스탄에서 태권도 국가대표를 배출하셨다.”

= 몽골에서 온 악동뮤지션이 떠오른다. 혹시 그 나라들도 넓은 초원이 있나.

“하하. 아니다. 우즈벡은 사막 지역이고, 키르키즈는 산악 지역이다.”

= 음악수업은 받았나.

“정식 수업은 못받았다. 그저 국제학교 다닐 때 밴드 보컬 활동을 하고 뮤지컬에 참여한 정도다.”

= 그런데 어떻게 그런 음색과 발성, 표현력, 창작력이 생길 수가 있나.

“초등학교 5학년 때 장기자랑 시간이 있어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Love Story’를 불렀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 부모님도 깜짝 놀라셨다. ‘얘 목소리가 허스키한 줄만 알았는데 그 정도였나’ 싶으셨던 것 같다. 하여간 그때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이후 교회 성가대에서 러시아어로 된 성가를 많이 불렀다. 러시아에도 한국의 ‘한’ 같은, 그들만의 슬픔이나 구슬픔 같은 게 있는데 내가 지금도 슬픈 노래를 좋아하고 잘 부르는 이유가 그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혼자 글 쓰는 걸 좋아해 중학교 때부터 자작곡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실 한국에 와서 음악을 전공할까 고민하긴 했다. 그러다 ’K팝스타 시즌3’에 나갔는데 본선 가서 떨어졌다.”

= 앨벌발매프로젝트에는 어떻게 지원하게 됐나.

“올해 교회 오빠였던 안성현 작곡가를 통해 현 소속사에 들어오게 됐다. 래퍼 박인엽씨가 대표로 있는 엽집엔터테인먼트인데, 그곳에서 데뷔 앨범을 준비하다가 뮤지션리그에서 앨범발매프로젝트를 하는 것을 알게 됐다. 대표님이 ‘한번 도전해보자’고 하셔서 1주일만에 만든 곡이 바로 ‘답(Out Of Way)’이다. 작사작곡은 내가 했고, 편곡은 안성현 오빠가 해주셨다.”

cf. 인터뷰 때 동석했던 안성현 프로듀서는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원석’ 같았다고 설명했다. 실용음악과를 나온 친구들한테는 어떤 고집 같은 게 있는데 이 친구한테는 스펀지처럼 모든 것을 흡수하는 그런 재능이 있다고도 했다. 크리스피 크런치 앨범에도 몇 곡 피처링을 했다고.

= 최종 선정됐을 때 기분이 어땠나.

“그냥 얼떨떨했다. 음악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첫 자작곡이라 다들 예상을 못했다.”

= 이후 본격적으로 앨범제작이 시작됐다. 데모곡과 완성곡 차이는 어느 정도인가. 지금 같이 들어보자.

cf. 이쯤에서 ‘답(Out Of Way)’ 가사를 소개하면 이렇다.

‘1. 스무살 나이 되어 아름다운 것들로만 예쁘고 꽃다운 새로운 내가 시작됐지 10대엔 학구열에 이젠 뭐가 날 기다릴까 "커 보면 다 알아 얘" 말고 아니 그런거 말고 / 시간은 멋대로 goes tick-tock 사람들 시선도 제각각 영혼없이 웃는 pokerface 아프지말고 행복하래 Out of my way Out of my way / 사람답게 살아야지 삶 답게 삶 답게 답게, 답게, 답게 그게 뭔지 물어도 정답이 없어 사람답게 살아야지 삶 답게 삶 답게 답게, 답게, 답게 왜 그러질 못해 irony’

‘2. 돈 시간 허기짐과 욕심 채워지지 않는 것들로만 채워 두려움에 갇힌 틀 에서 벗어나지 못해 나아가지 못해 자격, 성적 증명서 등 또 다시 나를 어필해야 돼 어릴 때가 좋은거야 아니, 어떻게 사는건지를 알려줘 / 시간은 멋대로 goes tick-tock 사람들 시선도 제각각 영혼없이 웃는 pokerface 아프지말고 행복하래 Out of my way Out of my way / 사람답게 살아야지 삶 답게 삶 답게 답게, 답게, 답게 그게 뭔지 물어도 정답이 없어 사람답게 살아야지 삶 답게 삶 답게 답게, 답게, 답게 왜 그러질 못해 irony’

“내용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믹싱과 마스터링은 역시 전문가분들이 해주셔서 큰 차이가 있다. 수준이 무척 높아졌다.”

= 이제 막 20대가 돼 세상을 바라보는 심정을 담은 노래 같다.

“1절과 2절의 컨셉트가 조금 다르다. 1절은 스무살의 내가, 어른이 되기 전에 세상을 바라본 모습이고, 2절은 스물한살이 돼 조금은 그 맛을 본 세상을 그렸다. 역시 세상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것들로 가득 찼다. 1절이 순진무구한 소녀가 부른 것이라면, 2절은 세상을 조금은 안 성숙한 소녀가 부른 것이다. 뮤직비디오도 그래서 옷을 2벌 준비해 찍었다.”

= 왜 노래제목이 ‘답’인가.

“‘사람답게’, ‘삶답게’에서 ‘답’이고, 세상의 궁금증에 대한 답이어서 ‘답’이다.”

= 앨범재킷은 누가 했나.   

“그라폴리오의 쥬드 프라이데이가 해주셨다. 평소 책을 다 사놓을 만큼 좋아하던 웹툰 작가라서, ‘무조건 이 분으로 해달라’고 네이버 뮤지션리그측에 부탁했다. 굉장히 섬세하게 잘 그려주셨다.”

= 소녀가 어디를 향해 마구 달려가는 느낌이다. 또한 고양이와 송전탑이 눈길을 끈다.

“청춘이니까 달려야 한다는 의미 같다. 그것도 비탈길을. 하지만 이 소녀도 정확히 목적지는 모를 것이다. 고양이는 이 작가 그림의 마스코트다. 송전탑의 의미는 정확히 모르겠다.”

= 아마 도심이 아니라는 뜻 같다.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면.

“동갑인 백예린을 좋아한다. 혼자 작사작곡하는데다 음색까지 예쁜 사람이다. 몇년 전부터 좋아했다. 아이유, 권진아도 좋아한다. 싱어송라이터, 아티스트 느낌이 나는 뮤지션을 좋아한다. 외국 가수 중에서는 앨리샤 키스, 샤카칸, 그리고 요즘 빠져 사는 아리아나 그란데를 좋아한다.”

= 올해 계획은 잡혔나.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줄 생각인가.

“열심히 계속해서 노래를 만들 것이고, 공연도 할 것이다. 앞으로는 나를 위한 곡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곡을 만들고 싶다.”

= ‘답(Out Of Way)’이 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수고하셨다.

“반응이 좋다면 뮤지션리그에서 함께 한 분들과 콜라보를 하고 싶다. 수고하셨다.”

/ kimkwmy@naver.com
사진=손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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