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엽기적인 그녀’, 부담과 기대 사이에서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5.30 10: 13

 SBS ‘엽기적인 그녀’가 뚜껑을 열었다. 역모와 출생의 비밀 그리고 장엄한 액션 장면으로 무겁게 시작해서 많은 사람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첫 만남으로 이어졌다. 영화와 같은 제목을 쓴다는 부담감과 복합장르라는 새로움 사이에서 아직 태도를 정하지 못한 모양새다.
지난 29일 오후 처음 방송된 ‘엽기적인 그녀’에서는 청나라 유학에서 돌아온 견우(주원 분)과 왕실의 골칫거리인 혜명공주(오연서 분)의 엽기적인 첫 만남이 그려졌다.
‘엽기적인 그녀’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오진석 PD는 원작 영화에 대한 부담감과 동시에 정면 돌파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 결과 첫 방송에서는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보다는 비슷하다는 면을 드러냈다. 견우와 혜명공주가 처음 만나는 장면은 영화 속 에피소드를 그대로 빌려 쓰면서 친근감을 줬다. 술에 취한 혜명공주가 견우에게 토를 하는 모습이나 여관에서 난투극을 벌이는 장면까지 귀엽게 이어졌다.

1회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겠다는 욕심 때문이었을까. 궁중 암투를 담은 정통 사극과 견우와 혜명공주의 첫 만남이 그려진 퓨전 사극이 딱 붙지 않았다.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와 코미디 연기가 뒤섞이면서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했다. 시청자의 몰입이 깨지면서 드라마의 중심이 되어야 할 그녀 혜명공주의 연기까지 평범해 보였다.
영화의 경우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견우와 그녀의 만남과 이별을 그려야 했기 때문에 그녀의 자세한 배경이나 상황이 소개되지 않았다. 그녀가 왜 저럴지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추측하는 것이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였다.
하지만 드라마는 조금 다르다. 혜명공주가 어째서 사고뭉치에다가 폭력적인 그녀가 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가 주인공에 몰입하기 어렵다. 1회에서 혜명공주의 비밀에 대한 단서를 주기보다는 두 주인공에 대한 소개와 주변 상황에 대한 설명에 치중했다. 그런만큼 자연스럽게 산만하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제 1시간 분량이 공개됐을 뿐이기에 드라마의 재미에 대해 속단하기는 이르다. 앞으로 혜명공주의 비밀을 중심으로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점점 흥미진진해질 것으로 보인다. 견우를 연기하는 주원은 여전히 잘생겼고 능청스럽다. 영화 속 견우의 모습을 지우기 충분한 연기를 펼쳤다. 비주얼적으로나 연기적으로 견우와 혜명공주의 ‘케미’ 역시도 흥미진진하다. 2위로 처음 출발한 ‘엽기적인 그녀’가 1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pps2014@osen.co.kr
[사진] '엽기적인 그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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