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든 키워야죠".
김기태 KIA 감독은 고졸 2년차 최원준(20)을 좋아한다. 단점이 있지만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는 "공을 맞히는 재주는 타고 난 것 같다. 발도 빠르다. 주전으로 커야 한다"고 말한다. 최원준은 1군 승격 이후 타격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0경기에 출전해 21타수 8안타 1홈런(만루홈런) 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은 3할8푼1리.
2016 2차 신인지명 1라운드에 뽑한 유망주였다. 성실한 자세와 야구에 대한 열정, 능력을 눈여겨 본 김기태 감독은 2군에 특별 주문을 했다. 계속 주전으로 뛰게하고 내야와 외야를 모두 겸업시키고 부던히 도루를 시도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작년 42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도루왕에 올랐다. 작년 1군에서는 24타수 11안타(.458)를 기록했다. 수비와 경험 부족으로 더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
오키나와 가을캠프,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도 충실히 했다. 힘을 키웠고 수비력 강화에 많은 힘을 쏟았다. 김 감독은 1군의 백업요원감으로 생각하고 투자를 했다. 내야 혹은 외야 주전을 맡기에는 자리도 없었다. 그래도 김감독은 개막 엔트리에 최원준을 넣었다. 대타와 대주자로는 쓸만했다. 그러나 도루 도중 손가락을 다쳐 1군에서 빠졌다.
한 달동안 재활을 했고 5월초 2군 실전에 나섰지만 1군 승격은 요원했다. 내야든 외야든 자리가 없었다. 내야 백업요원으로 김주형이 있었고 서동욱은 내외야를 커버했다. 여기에 이명기가 트레이드로 입단하면서 자리가 넘쳐났다. 2군 13경기에서 3할5푼를 때리며 때를 기다렸다.
기회는 찾아왔다. 김주형과 신종길이 2군으로 내려가고 부진에 시달렸던 김주찬은 손목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여기에 이범호까지 허벅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최원준은 다시 1군에 올라와 출전기회를 얻었다. 김기태 감독은 오른쪽 투수가 나오면 최원준을 기용했고 27일 롯데전 3안타에 이어 28일은 끝내기 만루홈런까지 터트렸다.
김 감독이 최원준을 바라보는 마음은 아슬아슬하면서도 단호하다. 우선은 '수비에서 행여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그러면서도 "실수는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원준이도 이제는 웬만한 실수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어떡하든 타격 장점을 살리기 위해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준에게 이번 기회는 대단히 중요하다. 주전이 되기 위한 시험무대이다. 팀도 이범호와 김주형 등이 돌아올때까지는 최원준의 활약이 필요하다. 세 번의 만루에서 고개를 떨구다 네 번째 만루에서 드라마틱한 끝내기 홈런을 터트려 눈길을 끄는데는 성공했다. 확실한 수비력이 주전 도약의 조건이다. 주전을 향한 최원준의 도전이 시작됐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