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대립군' 김무열 "평소 눈물 많지 않다..촬영하면서 많이 울어"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5.30 10: 15

 배우 김무열을 오해했다. 차가운 이미지 때문인지 내성적이고 무뚝뚝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곁에서 지켜본 그는 결코 그런 남자가 아니었다. 선하고 한결같은,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졌다. 무대와 스크린, 안방극장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선보여온 김무열이 이번엔 사극 영화 ‘대립군’(감독 정윤철)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대립군’은 1592년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명나라로 피란한 14대 왕 선조를 대신해 임시조정을 이끌게 된 광해(여진구 분)와 생존을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들이 참혹한 전쟁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담았다. 대립군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받고 다른 사람의 군역을 대신 해주는 사람을 가리킨다. 김무열은 대립군의 명사수 곡수 역을 맡아 토우 역의 이정재와 처음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김무열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저한테 자극적이었던 것은 대립군이라는 소재였다. 남의 군역을 대신 지는 폐단이 조선시대에 성행했었다는 게 재미있었다”며 “요즘으로 치면 용병이다. 최하층민이 먹고 살기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진다는 게 마음을 사로잡아서 선택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김무열은 “사실 출연하고 싶은 장르가 따로 있지는 않다. 어떤 이야기인지에 더 중점을 두고 제 역할에 대해서는 최대한 배제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매번 겹치지 않게 하려는 생각은 있다. 이번에 코미디를 했다면, 다음에는 멜로를 하고, 그런 식으로 장르를 바꿔가면서 해보고 싶다는 점은 있다. 이번에 힘든 사극을 했으니 바로 다음 작품은 안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대립군’은 조선왕조실록을 기반으로 과거의 역사를 재조명함으로써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요구하는 이상적인 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에 이어 다시 광해군 및 임진왜란을 소재로 다루며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 사극’의 새로운 주자로 나선 것이다.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하지만 전쟁영화가 아니라, 참된 왕의 모습과 그가 백성들과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전쟁이라는 극한의 위기 속에서 백성들이 진정한 왕과 나라를 염원하는 모습은, 지난해 가을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국정 공백 사태와 맞물리며, 국민들이 정치 지도자에 바라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진정성 있는 소통과 진실이라는 것을 투영한다.
“(곡수가)성 앞에서 광해에게 나오라고 요구할 때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4차 촛불집회였다. 그 날 촬영에서 우는 분들도 계셨다. 우리 영화는 고행 속에서도 작은 빛과 희망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다. 지금도 좋아졌고 앞으로 더 좋아지겠지만, 영화를 보면서 나라가 저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시면서 좋은 해답을 찾으셨으면 좋겠다. 그동안 힘들게 살아온 것에 위로가 되길 바란다.”
왕 광해와 대신 군역을 치는 사람들이 임진왜란을 겪으며 힘을 합치고 ‘살기 좋은 나라’ ‘진짜 왕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리더란 무엇인가’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극중 제가 감정을 확 드러내는 장면이 몇 개 있는데 할 때마다 눈물이 났다. 감독님도 ‘너무 운다’고 하시더라(웃음). 평소에 눈물이 많진 않은데 촬영하면서 많이 울었다. 캐릭터 상 편집이 되긴 했는데 동료 배우들이 많다보니 교감하는 게 컸던 것 같다. 작년에 사회적 상황이 그렇게 만들지 않았나. 툭 건들이면 눈물이 핑 도는.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났지만 광해에게 나오라고 소리치고, 그것을 바라보는 백성들의 모습을 봤을 때 눈물이 흘렀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호호호비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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